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근본 대책 필요..의사 1명당 3455명 맡아 일본의 4.4배

2017-12-20 16:56
시트로박터 프론디균으로 단정 어려워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인력·설비 확충 필요

[사진=연합뉴스]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지난 16일 신생아 4명이 사망했다. 이들 중 3명의 혈액배양검사 결과 막대기 모양의 시트로박터 프론디균(Citrobacter freundii)이 발견되었다.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시트로박터(Citrobacter)에 속한 그람 음성균이다. 모든 세균은 그람 음성균과 그람 양성균으로 나뉜다. 덴마크의 미생물학자 한스그람(Hans Gram)이 개발한 세균염색법에 따라 보라색이면 양성, 빨간색이면 음성으로 분류한다.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음식, 물, 흙, 환경오염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발견된다. 동물과 사람의 장관(위에서 항문으로 이어지는 창자)과 대소변에서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성인도 이 균을 가졌다. 면역이 낮은 사람에게는 호흡기, 비뇨기, 혈액 등에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위키피아]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주로 환자, 의료기구와 같은 의료관련 감염으로 전파됐다. 의료진을 통한 전파로 의료감염이 유행했던 사례가 과거 몇 차례 보고됐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시트로박터 프론디균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병원에서 균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 역시 신생아 죽음의 직접적 사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하는 사건은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다. 시트로박터 프론디균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사망한 나머지 한명에 대한 조사는 아직 진행 중 이다.

의료계에서는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의 질적 개선과 같은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시 병실에는 16명의 신생아가 있었다. 숨진 신생아들은 가장 상태가 나빴던 미숙아로 집중적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였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신생아치료는 고도의 전문성과 노동력을 요한다. 이를 전담할 숙련인력과 설비는 부족한 실정이다. 대한신생아학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신생아중환자실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신생아 전문 의사 1명이 맡은 신생아 수는 3455명으로 800여명인 일본의 4.4배다. 10개 병상 당 인공호흡기는 2.4개다. 국내 신생아 중환자실은 모두 80곳이다. 정부는 사망원인 규명뿐 아니라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정책을 수립해 비극의 반복을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