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북극을 향한 꿈, ‘제2회 북극협력주간’에 거는 기대

2017-12-14 10:25
김영춘 해수부 장관 "북극은 기회와 도전의 땅"
북극협력주간행사, 글로벌 해양강국 초석 마련 기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전세계가 북극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구환경 변화와 새로운 자원확보를 위한 이유가 대부분이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과거에는 불가능한 것들이 대부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북극에 대한 가치와 생각은 지난 수십년간 커다란 변화를 보였다.

북극 대륙의 일부이자, 미국의 49번째 주인 알래스카가 미국 영토로 편입된 데에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투자 이야기가 숨어 있다.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인 1867년 당시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슈어드는 720만 달러를 지불하고,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사들였다.

1㎢당 5달러에 불과한 헐값이었지만, 당시 미국 국민들은 알래스카를 얼음덩어리의 불모지로 여기고 '슈어드의 냉장고'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하지만 당시 쓸모없게 보였던 알래스카에서 금과 석유, 막대한 양의 석탄이 나오며 그곳은 황금알을 낳는 기회의 땅으로 변모했다.

1968년 처음 석유가 발견된 이후, 하루 약 15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또 미국 전체 석탄 매장량의 50%를 차지할 정도의 많은 석탄을 비롯, 각종 지하자원이 풍부하게 생산된다. 슈어드의 선견지명과 소신이 미국에 커다란 힘을 가져다 준 셈이다.

슈어드가 온갖 비난과 조롱에 시달리며 알래스카를 사들였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 북극의 가치는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북극해 및 인근 어장의 연간 어획고는 전세계 어획량의 40%에 육박하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석유의 13%, 천연가스의 30%가 북극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극은 '도전과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다. 북극의 가치를 깨달은 노르웨이는 2006년 ‘북극전략’을 발표했다. 이후 각국에서도 경쟁적으로 ‘북극전략’ 수립과 함께 ‘북극이사회(북극정책을 논의하는 국가 간 협의체)’에 참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리나라도 2002년 노르웨이 스발바드 군도에 다산과학기지를 설립하고, 2013년 ‘북극이사회’의 정식 옵서버 지위를 획득, 북극정책협력 주요국의 위상을 갖췄다.

특히 2013년부터 ‘제1차 북극정책 기본계획(2013~2017)’을 수립, 범정부 차원에서 과학조사 및 자원탐사를 위한 토대를 만들었다.

현재 수립 중인 2차 기본계획(2018~2022)을 통해 △북극지식 확대 △기후변화 대응 강화 △지속가능한 북극 경제협력 기반 확보 등 북극정책에 대한 추진역량을 한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밖에 지난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도 동북아 경제공동체와 다자안보체제를 아우르는 신북방정책의 비전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9개의 다리’ 전략을 분야별(북극항로·항만·수산 등)로 발표했다.

해양수산부도 북극 자원‧에너지 개발과 연계한 물동량 확보로 국내 해운물류 기업의 북극항로 운송 참여를 추진한다. 또 한‧러 간 컨테이너선 정기항로 분야에서 협력해 가기로 했다.

다만 비북극권 국가인 우리나라가 국제적 역량을 확보, 북극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해양과 극지를 연계하는 연구개발사업과 국가 간 연구협력을 통해 얻어지는 ‘소프트 파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2016년부터 시작된 ‘북극협력주간(Arctic Partnership Week)’ 행사는 의미가 크다.

2016년 12월에 열린 1회 행사는 1300여명에 달하는 전세계 북극 전문가의 참여 속에서 ‘지속가능한 북극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비북극권 국가임에도, 북극 협력을 상징하는 대표 행사로 자리잡았다.

2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12월 12~15일)는 국내외 북극 관련 국제기구, 정부기관, 연구소, 대학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북극협력을 위한 새로운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서는 △북극정책 △과학과 기술 △해운 △에너지와 자원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또 북극에 대한 국민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북극전시회‘, 국립해양박물관에서 ’북극영화 특별상영, 문화강연, 시민강좌‘도 함께 진행됐다.

북극과 관련된 연구성과 및 지구환경 변화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는 등 ‘북극협력주간’이 향후 ‘한국형 북극협력 소프트 파워’를 창출하는 길잡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애니메이션의 거장 월트 디즈니는 “추구할 용기만 갖고 있다면, 우리의 꿈은 모두 이뤄질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북극협력주간을 통해 ‘지구상에 남아 있는 최후의 프런티어’인 북극을 향해 우리의 꿈이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를 토대로 기후변화 문제 해결과 미래 신산업 창출의 동력이 마련되고, 그 동력이 대한민국을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이끌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