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파리바게뜨 6일부터 사법처리·과태료 부과 착수"

2017-12-05 18:31
제빵기사 동의서 진정성 여부 조사 후 부과 금액 확정

​파리바게뜨[사진=아주경제DB]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 5600여명을 직접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사법처리와 함께 과태료를 납부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고용부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6일부터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 불법 파견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와 직접고용 의무 불이행에 따른 과태료 부과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다만 제빵기사들이 직접고용에 명시적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때문에 고용부는 사측이 제빵기사들에게 받은 전직 동의서의 진정성 여부를 조사한 뒤 부과 금액을 확정키로 했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 측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빵기사 한 명당 1000만원씩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제빵기사가 3자 합작회사에 가입한 수 만큼 과태료를 빼게 되면 실제 과태료는 16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앞서 파리바게뜨는 본사와 협력업체, 가맹점주들이 3분의 1씩 출자한 3자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제빵기사 70%가 회사 가입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는 "과태료를 확정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전직 동의의 진위를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수개월까지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 파견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범죄를 인지해 추가 보강수사에 나설 것"이라며 "이후 검찰에 송치하면 검찰에서 기소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110억여원에 달하는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11곳의 체불임금 지급 지시도 이행하지 않아 사법처리 절차에 들어간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달 6일 서울행정법원의 잠정 집행정지 결정으로 사실상 시정기한이 늘어나 지난 9월 28일부터 오늘까지 두 달이 넘는 시간을 줬다는 점에서 기한 연장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4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직접고용 시정기한 연장을 요청했지만, 고용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동안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파리바게뜨지회나 시민대책위원회가 제안한 대화 요청과 고용부의 대화 주선에 파리바게뜨가 응하지 않았다는 점도 감안됐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파리바게뜨가 추진하는 상생회사는 제빵기사 전원의 직접고용 반대 의사표시가 전제돼야한다. 상생회사 고용에 반대하는 제빵기사와의 대화가 우선돼야 하지만 사측이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는 지난 9∼10월 4차례에 걸쳐 대화를 요청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고용부는 또 사측이 주장하는 상생회사에 찬성하는 제빵기사들이 제출한 동의서도 진의가 의심된다고 했다. 관련 증거도 일부 제출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파리바게뜨 노조 측은 이날까지 받은 동의서 제출 제빵기사 중 274명의 철회서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했다.

한편 고용부는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회가 문제 해결을 위해 만남을 원하고 있어 양측 간 대화를 적극 주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