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예산안, 국회 본회의에 오르기까지 '막전막후'
2017-12-05 17:55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후 5시께 내년도 예산안에 잠정 했지만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오르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지연과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5일 오전으로 예정된 본회의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국회는 이날 하루 종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먼저 예결위 조정소위원회 소소위는 이날 오전이 돼서야 합의에 이르렀다.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더불어민주당·김도읍 한국당·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전날 여야 3당 원내대표 합의 후 남은 쟁점을 정리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회의를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민주당 주장에 반발해 회의장을 나가기도 했다.
결국 이들은 이날 오전 9시께 다시 만나 혁신 읍·면·동 사업 예산(205억 원) 전액 삭감,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사업(50억 원)도 30억 원 삭감하는 선에서 최종적으로 합의했다.
예결위에서 계수 조정 작업이 끝나자 곧바로 기획재정부가 전산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해당 작업이 통상 8~9시간 걸리는 탓에 11시로 예정된 본회의에 수정된 예산안이 상정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도 정세균 국회의장은 예정된 본회의를 열고 의원들께 양해를 구한 후 곧바로 정회했다. 정 의장은 “의결 정족수를 초과하고 있지만 한국당이 의원총회를 하고 있고, 현재 예산안 작업이 다 끝나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참석한 의원들과 예산 부수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한국당 의원들도) 함께하는 게 더 낫지 않겠나 하는 게 원내대표들과 협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본회의에도 불참한 채 3시간여 동안 의총을 한 한국당은 결국 예산안에 반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어제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된 내용대로 가는 것에 대해 저희들은 찬성할 수 없다”라면서 “오후에 의총을 열어 예산안 상정에 대한 본회의 전략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후가 돼서도 한국당은 별도로 의총을 열지 않았다. 예산안에 반대하는 뜻으로 본회의 자체를 보이콧할지, 본회의 입장 후 표결 전 퇴장할지 등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예결위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앞서 결산안을 가까스로 마무리했다. 예결위 결산소위는 이날 오후 5시께 ‘2016 회계연도 결산안’을 채택했다. 원래 지난 8월 31일 본회의에서 처리돼야 했지만 한국당이 공무원 증원에 따른 재원 조달 방안 제출을 요구했고, 정부·여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지금까지 미뤄져온 것이다.
이에 따라 예결위는 이날 저녁 8시 30분께 전체회의를 열고 작년도 결산안과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한 후 9시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