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백블] 롯데 신동빈 회장 ‘2100억 실탄’ 쌓는 까닭
2017-11-23 05:23
롯데지주 지분 확대…소송전 변호인단에도 투입, 연말 인사 향배 주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창립 50주년인 올해를 마감하고 신년 비전을 포함한 연말 구상에 들어갔다.
신 회장은 자신의 롯데쇼핑 지분을 대거 매각해 2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 다양한 방면에 이를 사용해 그룹 지배력을 다질 계획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 자금을 기반으로 지난 달 출범한 지주사 롯데지주의 지분 확대에 나섰다. 또한 그룹 경영비리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구형 받은 시점에서 소송전에 자금을 투입할 전망이다. 신 회장이 이를 통해 실형 부담을 덜게 되면, 연말 롯데의 정기인사도 실체를 드러낼 전망이다.
롯데 측은 “신 회장이 지주사 출범에 따른 순환출자 해소와 각종 소송 등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롯데쇼핑 지분 일부를 시간외 매매를 통해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신 회장은 이 자금으로 현재 10.51%에 불과한 롯데지주의 지분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현재 롯데알미늄(15.29%), 롯데장학재단(8.69%), 대홍기획(3.27%) 등 다수 계열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자금의 또 다른 용처는 소송전에 쓰일 예정이다. 신 회장은 오너가 그룹경영비리 혐의로 인해 최근 검찰에 의해 징역 10년형을 구형받았다. 롯데 측은 집행유예조차 나오지 않은 무거운 형량에 당혹감이 큰 상태다. 여기다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도 신 회장은 연루돼 있어 변호인단 강화 등에 자금을 최대한 투입, 어떻게든 실형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의 연말 구상을 좌지우지할 최대 분기점은 내달 22일 예정된 선고 공판이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신 회장이 자유의 몸이 될 경우, 롯데의 연말 정기인사의 향배도 드러나게 된다. 통상 롯데는 12월 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으나, 지난해는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인해 올해 2월에서야 인사가 이뤄졌다. 올해 인사는 그룹 창립 50주년과 롯데지주 출범 후 첫 인사란 점에서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선고 공판에서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게 되면 롯데는 또 한 번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실형을 피하게 되면, 신 회장이 추구해온 ‘뉴롯데’가 연말 인사를 기점으로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