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한 트윗, 황제의전, 멜라니아 나홀로 만리장성行…" 트럼프 방중 이모저모
2017-11-09 16:40
"멜라니아와 내가 자금성에서 잊지 못할 오후와 저녁을 보낼 수 있게 해준 데 대해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에게 감사한다. 내일 아침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
취임 후 중국을 첫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첫날인 8일 밤 중국 현지에서 트위터에 올린 내용이다. 이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으로부터 특별한 환대를 받은 것에 대한 감사 표시를 전한 것이다. 그는 트위터 배경화면도 자금성에서 경극 배우들과 함께 기념촬영한 미·중 두 정상 내외의 사진으로 싹 도배했다.
실제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감동할 만한 '황제급 예우'를 선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중국 황제의 궁궐이었던 자금성(紫禁城)을 관광객에게 개방하지 않은 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환대했다. 트럼프 부부는 옛 청나라 황제처럼 자금성 경내를 산책하고, 차를 마시고, 성대한 연회를 즐기고, 경극 공연을 구경하며 ‘황제 의전'을 받았다고 봉황망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어 다음 날인 9일에는 베이징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톈안먼 광장도 통째로 비워 트럼프를 위한 환영행사를 진행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9일 오전부터 톈안먼으로 통하는 창안제(長安街)의 교통을 통제하고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묵은 베이징 차오양구(朝陽區)의 세인트 레지스 호텔도 트럼프 대통령 방중 전부터 24시간 철통 경비가 펼쳐졌다고 홍콩 명보는 9일 보도했다.
베이징 외국공관 밀집 구역과 상업중심지구(CBD)에 위치한 이 호텔은 톈안먼 광장, 자금성 등과도 몇 블록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1997년 오픈했으며, 빌 클린턴·버락 오바마·아들 부시 등 전직 미국 대통령이 방중 때마다 묵은 곳이다. 프레지던스 스위트룸 숙박비가 하룻밤에 6만 위안, 우리돈으로 1000만원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모델 출신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방중 둘째 날 그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시내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9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일정을 마치고 10일 오전 베이징을 떠난 후 멜라니아는 홀로 남아 베이징동물원의 판다관을 참관하고, 무톈위창청(慕田剝長城)도 방문할 예정이다.
베이징 화이러우(懷柔)구에 있는 무톈위창청은 베이징의 3대 만리장성 관광지 중 하나다. 명나라 때 지어진 이곳은 보존상태가 가장 우수하고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앞서 2014년 3월 나홀로 방중한 미국 전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이곳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