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에 안겨준 2500억달러 선물보따리… “쇼에 불과”
2017-11-09 15:06
"2500억 달러(약 280조원)."
미국 백악관에서 기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기간 미·중 양국간 성사될 사업 거래 규모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업대표들과의 회의에서 이 숫자를 언급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방중 기간 미·중 양국간에는 수 많은 투자 계약 건들이 체결됐다. 보도에 따르면 9일 공개된 양국간 협력 계약 건수는 15건이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인 샤오미·오포·비보 3곳은 미국 통신용 장비업체 퀄컴으로부터 3년간 120억 달러 어치 반도체 칩을 구매한다는 내용의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를 체결했다.
중국 항공기재집단공사(CAS)도 미국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사로부터 항공기 300대를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 B737 기종 260대, B787과 B777 기종 40대로, 총 계약 규모는 370억 달러가 넘는다고 국영중앙(CC)TV는 이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중국 실크로드기금과 일대일로(一帶一路)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또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와 중타이(中泰) 자동차는 각각 25억 위안씩 투자해 50대 50 지분으로 전기차 합작회사를 중국에 설립하고 저장성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기간 미·중 기업인이 적지않은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 방중의 주요 경제무역 성과"라고 치켜세웠다.
가오 대변인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양자간 호혜평등의 역사적인 경제무역 성과를 얻었다"며 "이는 양국이 공동으론 노력한 결과로, 이로써 미중 양국이 협력을 통해 상호윈윈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증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계약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 방식으로 체결돼 사실상 ‘알맹이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기업에 더 많은 중국 시장을 개방한다든지, 중국 금융시장을 개방한다는 내용의 계약 체결은 없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통신은 중국의 한 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의를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며 “실제 계약까지는 수년의 협상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기간 미국 기업을 위한 비즈니스 기회와 일자리 창출 성과를 냈다는 걸 자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중국이 체면 세워주기에 나선 것이라는 이야기다. 동시에 선물 보따리를 안겨줌으로써 대중 무역적자나 북핵 문제 방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불만도 다소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로도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