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관리원, 1000억원대 가짜경유 유통조직 적발

2017-11-09 11:13

한국석유관리원 검사원이 석유중간제품을 실은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 한국석유관리원 제공]


한국석유관리원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합동으로 석유중간제품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3년간 1000억원대 가짜경유를 제조·유통시킨 조직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특히 경유와 성상이 유사한 석유중간제품을 주원료로 해 가짜경유가 제조되는 방식은 신종수법이다.

원유를 정제해 생산된 석유중간제품은 자동차용 경유 등 완제품으로 제조되기 전단계의 제품으로, 사용목적에 맞는 첨가제 등을 혼합해 완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이들이 유통시킨 석유중간제품은 소량의 정상경유를 혼합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자동차용 경유의 품질기준에 부합하는 가짜경유를 제조할 수 있고, 기존 시험방법으로는 가짜 여부를 판별하기 어려워 단속이 쉽지 않다.

이 조직은 폐유정제업체 A사를 인수, 운영하며 B정유사로부터 경유유분에 해당하는 석유중간제품을 구입해 가짜경유를 제조한 후 전국 36개 주유소로 유통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방법으로 이들이 시중에 유통한 가짜경유는 2012년 8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약 7380만ℓ로 1000억원에 상당한다. 이는 일반 승용차 147만6000대(50ℓ 주유 기준)가 주유할 수 있는 양이다.

석유관리원은 2013년 B정유사에서 A사에 특정규격으로 제조한 석유중간제품을 지속적으로 대량 판매하는 이상징후를 포착, 4년 간 추적한 끝에 이들을 적발했다.

신성철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석유중간제품은 가짜석유의 원료로 불법유통될 위험성이 크지만, 일반 석유제품 외에는 '그 밖의 석유제품'으로 통합해 정유사가 수급현황을 보고하도록 돼있어 불법유통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제도 정비와 현장점검 강화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되는 가짜석유 불법유통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