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리베이트 나쁜딱지 뗀다

2017-11-09 01:32
유한양행·녹십자·대웅제약 등 반부패경영시스템 인증 획득 나서

[사진=아이클릭아트]


제약업계가 국내에서 이제 막 움트고 있는 반부패경영시스템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숱한 노력에도 벗기 힘든 '리베이트 대표산업'이라는 오명을 떨치기 위한 한 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녹십자·대웅제약 등 일부 상위제약사는 오는 12월부터 내년 5월까지 ‘ISO 37001(반부패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다.

ISO 37001은 매년 국가 부패 지수를 발표하는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참여해 지난해 10월 제정한 시스템으로,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한 국제규격이다.

뇌물과 부패에 대한 예방·감지·해결 등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부패 관련 위험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로써 이해관계자는 ISO 37001을 도입한 기업에 대해 부패방지 조치를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이유로 국내에서도 올해부터 몇몇 기업이 도입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ISO 37001 인증서를 획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롯데닷컴, 한전기술, 한국서부발전, 세븐일레븐 등도 ISO 37001 인증기업이 됐다.

다만 제정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그 수가 많지 않은 것을 고려할 때, ISO 37001을 도입하는 데에 적잖은 부담이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아직 국내 타 산업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은 제약산업 역시 ISO 37001 도입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각 제약사가 갖춘 공정거래 자율준수만으로는 제약산업에서 불법 리베이트를 온전히 철폐하는 게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더 강력한 규제수단으로 ISO 37001을 도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불법 리베이트를 떨쳐내기 위한 배수진 전략을 강화하려는 셈이다.

때문에 올해 1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약 2년을 5개 그룹으로 나눠 주요 제약사들이 모두 ISO 37001 도입 인증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이 중 첫 번째 인증절차 과정에는 유한양행과 녹십자 등 총 9개사가 포함됐다. 9개사는 내년 5월까지 ISO 37001 도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