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국회 '예산+입법' 투트랙 논쟁 본격화

2017-11-06 18:30
예산,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지원, SOC삭감 '재정부담' 갈등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 의원석이 텅 비어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연말 전쟁의 막이 6일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연말 대전(大戰)은 429조원 규모의 슈퍼 예산안과 법인세 포함, 법률안 등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첫 스타트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6∼7일 이틀간의 종합정책질의가 끊었다. 국회는 다음 달 2일 본회의까지 4주간의 예산 전쟁을 벌이는데 이어 연말까지 입법 대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갈등 요인은 산적해 있다. 예산 부문에서는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지원 △사회간접자본(SOC) 삭감, 입법 부문에서는 △핀셋 과세 △문재인 케어 △방송법 개정안 등이 각각 3대 쟁점이다. ‘예산 3+입법 3’이 문재인 정부의 1년차 성패를 가르는 셈이다. 바른정당 통합파의 이날 탈당 등 물꼬 트인 보수 재편도 연말 대전의 판을 바꿀 변수로 작용, 여야 간 두뇌 싸움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429조원 슈퍼예산···공무원 증원 핵심은 ‘미래세대’ 부담

슈퍼 예산 쟁점의 핵심은 ‘미래세대’ 부담 여부다. 공무원 증원 등 공공부문 확대는 정부의 일자리 패러다임의 핵심이다. 앞서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11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추경) 예산을 편성했다. 5년간 공공부문 17만4000명 추가 채용에 나선 정부는 그 첫 단추로 2018년도 중앙지방직 공무원 3만명 증원 예산(4000억원)과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예산(1226억원) 등을 각각 배정했다.

문제는 장기적인 재정 추계다. 이는 지난 5·9 대선과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서는 공공부문 17만4000명 추가 채용의 장기적인 재정 추계 미실시가 ‘공무원연금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법 제75조에 따르면 인사혁신처에 설치되는 ‘공무원연금운영위원회’의 재정 추계 부분은 강행 규정이다.

정부는 월급과 수당 등을 포함해 5년 동안 17조원이 소용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장기적인 재정 추계는 하지 않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공무원 등 공공부문 확대는 방향도 잘못됐지만, 재정 추계도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17만4000명 가운데 퇴직자 이후 결원에 따른 자연증가분 5만명을 빼더라도 17조원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미래세대 전가 논란도 이 지점에서 파생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7만4000명 충원 완료 후에도 향후 30년간 총지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현재와 유사한 8% 수준으로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광림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30년간 월급을 주면 얼마인지, 퇴직 이후 20년간 연금에는 얼마가 들어갈지 등에 대한 추계가 없다”고 질타했다.
 

연말 전쟁의 막이 6일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연말 대전(大戰)은 429조원 규모의 슈퍼 예산안과 법인세 포함, 법률안 등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첫 스타트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6∼7일 이틀간의 종합정책질의가 끊었다. 국회는 다음 달 2일 본회의까지 4주간의 예산 전쟁을 벌이는데 이어 연말까지 입법 대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文정부 ‘욜로’ 예산 논란···핀셋 증세도 화약고

이뿐만이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 지원분과 사회간접자본(SOC) 삭감분도 난제거리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자영업자 지원분으로 약 3조원을 책정했다. SOC에서는 분야별 지출 구조조정 항목 중 가장 큰 규모인 4조원이 넘는 예산을 깎았다.

전자의 경우 정부·여당에서는 ‘충격 완화를 위한 한시적 조치’라는 입장인 반면, 야권에서는 ‘노동시장 왜곡’을 우려한다. 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이날 예산결산특위에서 이와 관련해 “미래를 희생하고 현재를 즐기자'는 일종의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당·정은 SOC 삭감과 관련, “투자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하지만, 야권에서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다만 여야 예산심사 과정에서 쪽지 예산 등으로 SOC 증액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법 전쟁도 곳곳이 화약고다. 법인세·소득세 인상 등 ‘핀셋 증세’ 등의 통과도 안갯속이다. 몸집이 커진 한국당이 “법인세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양도소득세 중과 등과 법인 빅딜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이른바 ‘문재인 케어’인 국민건강보험법 개정도 입법 전쟁의 핵심 축이다. 5년간 30조6000억원이 소요되는 ‘문재인 케어’는 예산 전쟁에서부터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연말 대전의 정치적 변곡점마다 돌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방송법 개정안’이다. 국회의 한 보좌관은 “한국당이 국감 보이콧 명분으로 사용했던 ‘방송법 개정안’은 예산과 입법 심사 때마다 여당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