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재편 가속화자…자유한국당-바른정당 운명 엇갈려

2017-11-06 01:00

3일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및 최고위원들이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보수야권의 통합재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바른정당은 5일 밤 의원총회를 열고 전당대회 연기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전당대회 개최 여부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날 바른정당 자강파와 통합파는 의견 차이만 확인하고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김무성 의원 등 통합파 의원들의 바른정당 탈당을 결행하게 됐다.

통합파 의원들은 일단 오는 13일 전당대회를 연기하고, 통합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중재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중재안이 불발되면서 탈당을 단행하게 됐다.

탈당을 결행할 통합파 의원들은 당초 알려진 8~10명 수준인 9명으로 좁혀졌다. 다만 이 가운데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관리를 위한 책임이 남아 있어 오는 13일 이후 탈당에 가세할 것으로 관측된다.

탈당 시점은 6일로 정해졌다. 통합파를 대표하는 김무성 의원은 지난 1일 당내 의원들과 만찬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탈당) 최종 시점을 언제로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5일 만나기로 했으니 그때”라고 답한 바 있다. 곧 5일을 탈당여부를 결정할 최종 시한으로 잡은 것이다.

통합파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을 위한 최소한의 명분도 얻었다. 지난 3일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을 결정하면서 이들이 탈당을 위해 내걸었던 최소한의 전제조건도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 전일 심야 의총에서 유승민 의원 등 자강파 의원들을 만나 설득에 나섰다는 사실도 여론의 비난을 비켜갈 수 있는 또 다른 명분이 될 수 있다.

오는 9일을 전후로 통합파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이 마무리되면 보수야권의 판은 크게 달라진다.

우선 한국당 의석수는 현재의 107석에서 116석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 경우 한국당은 제 1야당으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또 가능성은 작지만 바른정당 탈당과 한국당 복당 의원을 모두 합쳐 15명이 넘을 경우 자유한국당은 원내 1당의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다만, 어느 쪽으로도 입장을 정하지 않은 바른정당 의원들의 향후 선택이 변수다.

이에 통합파 의원들은 중간지대 의원들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수가 복당할수록 한국당 내에서 차지할 수 있는 지분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1월 24일 창당한 바른정당에서는 혼란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타격은 의석수 20석이 필요한 원내교섭단체의 지위를 잃고 비교섭단체로 추락한다는 것이다. 비교섭단체로 전락하면 주요 여야 협상과정에 제외된다.

또한 국고보조금 규모도 크게 줄어 당내 구조조정을 포함해 TV경선 토론회 등 예정된 전당대회 일정 취소 등의 혼란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유력 당권주자인 유승민 의원의 정치적 입지도 크게 흔들리게 된다는 점에서 향후 바른정당이 '신보수'를 내걸고 제3지대에서 국민의당 등 중도 정치세력과 합종연횡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