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첫 '세계유산도시기구(OWHC) 세계총회'…경주서 오늘 개막

2017-10-31 05:00
10여 년에 걸쳐 복원한 '월정교'서 개막식…120개 도시 1500여 명 시장단·전문가 참여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개막식이 열리는 경주 '월정교' [사진=경주시청 제공]


세계유산을 보유한 전 세계 도시들이 '천년고도' 경주에 모인다.

제14회 세계유산도시기구(OWHC) 세계총회가 31일부터 새달 3일까지 나흘간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개최된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처음 열리는 행사다. 

'지역주민 참여를 통한 세계유산의 보존'을 주제로 한 이번 총회에서는 전 세계 120개 회원도시의 세계유산도시 시장단과 전문가들 1500여명이 참석해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개막식은 31일 오후 5시 최근 10여년에 걸친 복원작업을 끝낸 월정교 야외 특설무대에서 회의 참가자와 일반 시민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월정교는 신라왕경 8대사업의 첫 번째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건축물로, 신라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을 담은 장소로 유명하다. 특히 이곳을 배경으로 펼쳐질 미디어 파사드쇼는 이 이야기를 토대로 서정적이면서도 극적인 장면을 연출할 것으로 알려져 참가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라고취대 공연, 줄타기, 퓨전 국악 비보잉 퍼포먼스 등도 개막식에서 만날 수 있다.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는 학술대회에서는 마이클 터너 유네스코(UNESCO) 석좌 교수가 기조연설을 맡고,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문화고문 등 문화유산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리처드 매카이 교수가 좌장 역할을 한다. 이들 외에도 건축물·문화유산 전문가인 에일린 울바실리 박사, 네델란드 에인트호번 대학의 아나 페리이라 로더스 박사 등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학술회의와 워크숍을 진행한다.

학술대회는 문화유산 관리와 지역사회의 참여방안, 문화유산을 활용한 지역사회 발전 지원 모형 등 세계유산과 시민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세계유산도시의 발전적인 내일을 모색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최양식 경주시장(가운데)이 지난 7월 폴란드 크라코프에서 열린 제41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관계자들에게 제14회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경주시청 제공]


본 회의 외에도 참가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특히 디지털헤리티지 특별전은 가상현실로 세계유산을 볼 수 있게 한 것으로, '고행하는 부처상'을 비롯해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베트남의 '후에 황성',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페루 '마추픽추' 등 유명 세계유산을 최첨단 IT기술로 재현했다. 또 행사장 1층에 마련된 회원도시 홍보관에선 세계유산도시 홍보부스와 아태지역 초청 전통예술공연단의 민속공연, 명사들의 토크콘서트, 신라복 체험, 리사이클링 아트전 등이 진행된다.

1993년 모로코 페즈에서 처음 결성된 세계유산도시기구는 캐나다 퀘벡에 본부를 둔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들의 국제 협의체로, 300여 도시가 회원으로 가입한 비정부 기구이다. 석굴암·불국사지구·양동마을 등 3곳의 세계유산을 보유한 경주는 2015년 10월 페루 아레키파 총회에서 스페인 코르도바, 멕시코 올란도 등 경쟁도시를 누르고 차기 총회 개최지로 결정됐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지난 2년간 세계유산도시기구 이사회에 참석해 경주시의 역량을 어필하고, 회원 도시들의 세계총회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신뢰를 쌓아왔다"며 "한국의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