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역 아마존 유치전으로 후끈..북미 54개 주 238개 도시 러브콜

2017-10-24 14:01

[사진=AP/연합]


미국 전역이 아마존 제2 본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북미 전역 54개 주 238개 도시가 아마존에 사옥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LA타임스 등 현지매체들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23일 이같은 발표 자료를 공개했다. 아마존에 러브콜을 보낸 도시에는 뉴욕, LA, 보스턴, 애틀랜타 등 미국 43개 주의 주요 도시들이 대거 포함됐다. 그밖에도 멕시코 3개 주, 캐나다 6개 주가 경합에 참여했고, 지난달 허리케인으로 쑥대밭이 된 푸에르토리코도 유치전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유치에 나서지 않은 미국의 주는 하와이, 몬태나 등 7곳에 불과했다. 현재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후보지를 몇곳으로 다시 추린 뒤에 내년 중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아마존은 지난 9월 5만개의 신규 일자리와 사옥 건설을 위한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 투자를 내세우면서 지난주 19일까지 유치 신청서를 접수받았다. 

아마존이 도시 선정에 앞서 내건 조건은 인구 100만 이상, 기술 인재 확보의 용이성, 국제공항에서 45분 내 거리, 대중교통 편리성, 높은 삶의 질과 문화적 적합성, 최대 800만 제곱피트(약 74만㎡) 용지 확보 등이다. 또한 도시들이 제공하는 세금 감면이나 지원금 혜택도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보통 과도한 세제 혜택은 도시의 세수 기반을 악화시키지만 아마존을 유치하기만 하면 다양한 산업 부문에서 기업들이 추가로 유입되고 시민들의 임금 및 소비가 증가하는 등 경제적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실제로 아마존의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의 경우 아마존 덕에 미국 최대의 기업 도시로 성장했다. 맨 처음엔 몇천명에 불과했던 아마존 직원들은 지난 10년 동안 4만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아마존은 향후 12개월 동안 6000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하고 사옥을 200만 제곱피트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도시들은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았다. 뉴저지주 뉴어크시의 경우 향후 10년에 걸쳐 70억 달러 패키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도시들은 아마존의 간택을 받기 위해 참신한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뉴욕시는 지난 19일 신청접수 마감을 앞두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아마존의 로고색인 오렌지색 조명으로 물들이면서 아마존에 구애했다. 인디애나주 게리시는 뉴욕타임스에 '제프 베조스 CEO에게'라는 제목의 편지 형식의 광고를 띄우면서 “아마존이 내건 조건에는 미달하지만 천혜의 자원을 가졌다“고 홍보했다. 사막으로 유명한 애리조나주 투손시는 21피트(6.4m)의 선인장을 아마존의 시애틀 본사에 선물하기도 했다. 다만 아마존은 이 선인장을 받지 않고 기부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아마존 최대 라이벌인 월마트의 본사가 있는 아칸소주는 이번 유치전에서 빠졌다. 신청서 접수 마감을 앞두고 아칸소주의 리틀록시는 지난주 베조스 CEO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에 “이봐 아마존, 결정은 내가 해(Hey Amazon, it’s us, not you)”라는 전면광고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이 광고는 록웰시가 아마존이 제시한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아마존을 유치하지 않기로 한 것은 “바로 우리”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