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낮춘 제주면세점, 이번엔 신바람?
2017-10-23 08:22
기존 임대료보다 10%p 낮아
롯데, 신라 등 입찰권 격돌
롯데, 신라 등 입찰권 격돌
한화갤러리아가 적자 누적으로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을 두고 국내외 다수 사업자가 군침을 흘리고 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으로 매출이 급감한 대다수 면세점은 고정 임대료가 아닌 매출액과 연동되는 임대료를 제시한 한국공항공사의 이번 입찰 조건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22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지난 20일 개최한 현장설명회에 롯데·신라·신세계 등 주요 사업자 외에 두산·한화갤러리아·현대백화점 등 국내 면세사업자뿐 아니라 세계 1위 ‘듀프리’ 등 국내외 10여개 사업자가 참석했다.
이날 설명회 참석 업체에만 본입찰 자격이 부여되는 공사의 제한 조치도 흥행에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기존 임대료보다 낮은 수준이 예상되는 임대료 조건이 사업자들을 불러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제주공항이 인천공항 다음으로 이용객이 많은 점도 장점으로 본다. 장기적으로 중국과의 관계 회복이 이뤄지면, 인천공항보다 제주공항 면세점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많다. A면세점 관계자는 “제주공항은 인천공항에 이어 여객수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등 장기적으로 사업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번 입찰 마감은 11월 6일 오후 4시다. 남은 기간 면세점 사업자들은 주판알을 튕기며 입찰 조건을 매만질 예정이나, 설명회에 참석한 업체 모두 본입찰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사업권을 내놓은 한화갤러리아도 설명회에 참석했지만 달라진 입찰 조건을 파악하기 위해 참석했을 뿐이라며 선을 긋고 있고, 신규사업자인 두산과 현대백화점의 입찰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
B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위기 속 매출과 연동된 임대료 산정 방식은 충분히 현행 면세점업계에 매력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 실제 본입찰에서 업체들이 공격적인 입찰 배팅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업계에서는 제주공항으로 시작된 임대료 인하 분위기가 인천공항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와 임대료 인하 협상이 한창이다. 롯데면세점은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임대료 변경을 원하고 있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