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차 당대회] 개막 D-1...리잔수·천민얼 '시의 복심들' 중국 7龍으로 용틀임
2017-10-17 07:00
시진핑 집권 2기 신호탄,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 18일 개막
'절대권력' 잡을까...'시진핑 사상' 삽입, 상무위원과 후계구도 주목
'절대권력' 잡을까...'시진핑 사상' 삽입, 상무위원과 후계구도 주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가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시 황제'로 등극하게 될까.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진정한 '시진핑의 시대'가 열릴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집권 2기는 물론 본격적인 시진핑 시대 도래의 신호탄이 될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가 18일 시작된다.
◆시진핑 주요 사상 당장 삽입, '시진핑' 이름 붙나
# "시진핑 서기의 일부 중대연설과 정신, 치국이정(治國理政·나라를 다스림)의 신(新)이념·신사상·신전략을 철저히 실천하고 공산당과 전군, 소수민족의 단결을 이끌고 온중구진(안정 속 전진) 기조를 바탕으로 '5위1체'(五位一體)의 종합적 추진과 '4개전면'(四個全面)의 조화로운 전략적 추진에 나섰다. "
이제 주목할 포인트는 '시진핑' 이름 석자의 등장 여부다. 만약 시진핑 이론이 '시진핑 사상'이라는 이름으로 당장에 삽입될 경우, 상징적 의미는 엄청나다. 시 주석이 공산당의 '신'으로 간주되는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자인 덩샤오핑(鄧小平) 전 주석과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시 주석이 단기간에 독보적인 수준의 권력을 확보하고 '1인 독주체제' 구축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공산당 당장에는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삼개대표론(三個代表論)',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 등이 포함돼 있다.
시진핑 독주체제 공고화와 함께 중국 최고권력층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구성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7인 상무위원 중 5명이 은퇴연령에 달해 이번 당 대회를 끝으로 중앙정치 무대에서 떠나기 때문이다.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서기의 유임 여부가 확실하지 않지만 그를 제외해도 절반 이상인 4명이 바뀐다. 이에 시 주석이 자신의 측근 중 누구를 얼마나 배치할 것인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향후 5년간 중국의 권력지형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중대 이슈다.
앞서 7인 상무위원 체제가 5인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언급됐지만 중국 국내외 언론은 기존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는 분위기다.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 '칠룡치수(七龍治水·7명의 상무위원이 권력을 나눠 중국을 통치)' 예상 후보군도 대부분 일치한다.
홍콩 중심의 중화권 매체는 유력한 상무위원 후보로 왕양(汪洋) 부총리, 한정(韓正) 상하이시 당 서기,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 서기,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판공처 주임,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 왕후닝(王滬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서기 등을 꼽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눈여겨봐야 할 인물이 있다. 바로 시자쥔(習家軍)이다. 시자쥔은 시 주석이 지방 근무를 하던 시절의 옛 부하들로 구성된 소위 시진핑 친위 인맥으로 최근 요직 곳곳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상무위원 유력후보이자 왕치산 서기를 대신해 사정당국의 수장을 맡게 될 것이라는 하마평의 주인공인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이 대표적이다.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함께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던 쑨정차이(孫政才) 전 서기가 낙마하면서 그를 대신해 충칭시 서기로 임명된 천민얼도 시 주석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상무위원뿐 아니라 시자쥔 다수의 정치국행도 점쳐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진핑 측근으로 베이징 시장 임명 7개월 만에 서기로 승진한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 시진핑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진 리훙중(李鴻忠) 톈진시 서기의 정치국행을 예상했다.
◆'왕치산' 유임에 촉각··· 시진핑 권력 연장? 후계자 지목?
왕치산 기율위 서기의 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이것이 시 주석의 권력 연장 초석 닦기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내부의 불문율을 우선 깨뜨려 임기 이후 시 주석이 집권을 계속할 길을 열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 개최기간 만 67세면 상무위원이 될 수 있으나 68세 이상은 물러난다는 소위 '7상8하(七上八下)' 원칙은 중국 공산당의 불문율이다. 하지만 왕 서기가 파격적으로 유임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고, 시 주석이 왕 서기를 필두로 한 반(反)부패 사정작업으로 권력 기반을 다졌다는 사실이 이러한 예상에 힘을 보탰다.
당대회가 임박하면서 유임설에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불문율을 깨기가 쉽지 않은 데다 내부 협상 과정에서 왕 서기의 유임을 포기했다는 관측이 불거졌다. 이와 함께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의 기율위 서기 임명설에 힘이 실렸다. 대신 왕 서기는 내년에 신설되는 강력한 사정기구인 국가감찰위원회 수장을 맡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처럼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뚜껑을 열기 전까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당 대회에서 차기 후계구도가 그려질지도 주목할 이슈다.
중국 공산당은 특정 정치세력의 장기간 정권 장악을 막기 위해 현직 권력자는 차차기 후계자만 지명할 수 있도록 해왔다. 하지만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가 지명한 쑨정차이 전 충칭 서기가 비리로 축출되면서 그의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후계자를 지정할 경우 자신의 측근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천민얼 충칭시 서기가 거론된다. 천 서기가 차기 정권을 물려받으면 시 주석이 임기 후에도 배후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빈과일보는 시진핑이 후춘화 서기 인정, 왕 서기의 유임 포기 대신 천민얼의 상무위원 임명을 얻었다는 추측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차기 상무위원과 후계구도는 오는 25일에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당 대회가 폐막한 후 열리는 19기 1중전회에서 25명의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을 뽑고 이후 상무위원을 선출해 언론에 공개한다. 시진핑 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상무위원이 서열 순으로 무대에 등장한다.
중국 최고지도자는 공산당 수장인 총서기, 국가 주석, 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며 10년간 집권한다. 임기 중간에 집권 1기를 정리하고 2기 지도부를 다시 구성하는 것이 관례다. 18일 개막식에서 시 주석의 업무보고가 있고, 19~23일은 분야별 토론·심의가 진행되며 당장 수정안 통과 여부를 결정한 후 24일 폐막할 전망이다.
이번 19차 당 대회에 참여하는 대표단은 총 2287명으로 18차보다 17명이 늘었다. 젊어지고 학력이 높아진 것이 큰 특징이다. 55세 이하 대표가 1615명으로 144명 늘었고, 대졸 이상 비중이 0.07%포인트 늘어난 94.2%에 달했다.
집권 1기에 권력 공고화에 주력했다면, 2기에는 질적 성장과 레버리지 축소, 국유기업 개혁 등 경제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제조 2025', '인터넷 플러스' 등으로 대변되는 산업 선진화와 혁신·창업, 신흥산업 발전 등에도 더욱 힘을 쏟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