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자 실손보험, 뜻은 좋지만요…

2017-10-12 09:59
최종구 금융위원장 내년 실시 강조
보험사 "보험료 낮으면 시장서 도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및 경영인 조찬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보험업계에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과 건강관리형 보험상품을 개발해 달라고 주문했다. 건강보험보장률을 높이는 것과 별개로 만성질환자들도 건강만 잘 관리하면 실질적인 실손의료보험 혜택을 제대로 받게 하겠다는 취지다.

최 위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보험사 CEO·경영인들과 만나 "질병이력이나 만성질환자들도 일정기간 건강을 잘 관리하면 실손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업계가 상품 개발에 적극 노력해달라"며 "내년 4월 출시 예정인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이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질병 이력이나 만성 질환이 있어도 최근 2년 동안 입원, 수술, 7일 이상 통원, 30일 이상 투약 등 치료 이력이 없다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그는 "보험계약자는 건강관리 노력을 통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고 보험사도 계약자의 질병발생확률, 조기사망확률 등을 낮춰 손해율을 개선할수 있다"며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헬스케어 산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일자리 창출, 창업활성화 등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건강관리 노력을 통해 계약자의 위험이 감소하면 그 혜택이 계약자에게 충분히 돌아간다는 원칙 아래 건강관리형 보험상품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슈어 테크'인 건강관리형 보험상품 개발도 당부했다.

건강관리형 보험상품은 스스로 건강관리 노력을 얼마만큼 하느냐에 따라 보험료 할인혜택이 달라진다.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 당뇨나 혈압, 심근경색 등 만성질환자들을 위한 상품 개발이 활발하다. 보험회사는 모바일 앱을 통해 계약자의 건강관리정보를 수집하고, 이들의 생활습관을 개선해 목표달성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할증한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등 규제 완화도 약속했다. 금융위는 보험업계와 당국이 TF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건강관리형 보험상품 개발 가이드라인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간편보험에 대한 규제 완화도 예고했다. 간편보험은 여행자보험, 자전거·스키 등 레저보험 등으로 보험료가 소액이거나 단기보험인 경우가 많아 설계사가 판매를 꺼려왔다. 

숨은 보험금과 보험금 청구 관리도 철저하게 해줄 것을 당부했다. 최 위원장은 "아무리 적은 보험금이라도 계약자의 재산인 만큼 소비자가 언제든 쉽게 확인하고 찾아갈 수 있는 상시 관리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행위는 '위험에 대비하겠다'는 보험의 기본 목적을 소홀히 하는 행위인 만큼 CEO들이 산업에 대한 신뢰확보 차원에서 적극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