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립대 64곳 교비회계 적립금으로 유가증권 투자해 –0.1% 수익”
2017-10-10 09:17
사립대학들이 교비회계 적립금으로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지만 전체 수익률이 마이너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석기 의원(한국당)이 국정감사를 위해 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회계연도 사립대학 및 전문대학 금융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회계연도 기준, 대학생들의 등록금 등으로 이루어진 교비회계 적립금을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는 사립대 64개교의 총 투자액은 1조 4200억원에 이르지만, 전체 수익률은 –0.1%였다.
64개교 중 유가증권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이거나, 제로에 이르는 곳이 58%인 37개교에 이르렀고, 100억 이상 유가증권에 투자한 29개교의 전체 수익률도 –0.77%에 머물렀다.
현행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사립대학들은 교육시설의 신·증축, 장학금 지급, 교직원 연구활동 지원 등을 위해 필요한 적립금을 확보할 수 있으며, 등록금회계에서 비등록금회계로 전출된 적립금을 제외한 적립금의 2분의 1 한도에서 증권에 투자할 수 있다.
2016년 324개 전체 사립대의 교비회계 적립금은 총 10조5000억으로 이 중 19.8%인 64개교가 적립금을 증권에 투자하고 있으며, 투자금액은 1조4200억으로 전체 사립대학이 보유한 적립금의 13.6%를 차지하고 있다.
내역별로 채무증권이 7054억으로 가장 많고, 이어 수익증권 6453억, 파생결합증권 300억, 증권예탁증권 231억, 지분증권 174억, 기타 23억 순으로 투자원금은 1조4234억이었으나, 평가액이 1조4216억에 불과해 평가차액 –17억, 수익률 –0.1%에 그쳤다.
이 중 수익을 얻은 증권은 채무증권, 지분증권 뿐이지만 채무증권 같은 경우는 수익률이 0.9%로 낮았다.
증권예탁증권에 투자한 적립금은 수익률이 –3.4%, 파생결합증권은 –2.2%, 수익증권은 –1.3%에 불과해 시중은행예금금리 수준 1.1~2.0%와 비교해도 저조했다.
교비회계 적립금으로 유가증권에 투자해 손실을 본 대학은 44%인 28개교이고 아무런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수익률 제로인 대학은 14%인 9개교로, 유가증권 투자 64개교 중 60%에 가까운 37개교였다.
유가증권에 100억 이상 고액을 투자한 대학은 총 29개교로, 이 중 이화여대 2586억, 홍익대 2436억, 연세대 1497억 등 적립금을 많이 보유한 상위 3개 대학은 거액을 유가증권에 투자해 투자 손실을 보지는 않았으나, 수익률이 각각 0.5%, 1.9%, 1.6%에 불과했다.
100억 이상 고액을 투자한 29개 대학 중, 수익을 창출한 대학은 16개교이지만, 대구대의 수익률 27.4%와 포항공대의 수익률 9.3%를 제외하면 대부분 0.1~3%대 낮은 수준으로 평균 3.8%였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대인 손실대학은 총 9개교로 명지전문대가 수익률 –46%로 2년 연속(2015년 31.6%) 최하위를 기록했고, 김포대 –9.4%, 경남대 –8.0%, 성신여대 –2.1% 등으로 손실률이 높아 평균 –9.23%였다.
김석기 의원은 “최근 수년 간 사립대학 적립금 투자 수익률이 매년 마이너스대(2011년: -2.7%, 2012년 –0.3%, 2015년 –0.8% 등)로 ‘사실상 손실’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증권 투자로 인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차라리 교비회계 적립금을 은행에 예금했으면 이자수익이라도 발생했을 것”이라며 “유가증권 투자는 투자전문기관에서도 리스크관리 부서를 따로 둘 정도로 수익창출을 담보할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자금운영의 안정성이 최우선인 대학 재정에 오히려 손해를 끼치고 있어 교비회계 적립금 증권투자 정책에 대해 각 대학이 신중히 재검토하고, 적립금이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시급히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