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 간 만찬에서 “우리 외교안보팀에 북핵을 대응할 전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체 수준에 버금가는 인력 보강을 해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만찬이 끝난 뒤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안 대표께서는 정부 내 외교안보팀 간에 서로 다른 이야기가 오고 가면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는 “그런 혼선 때문에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정리된 메시지를 내 달라”고 주문했다고 손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의 인식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고 손 수석대변인은 말했다.

손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존재 자체가 이중적이기 때문에 담당 부서에 따라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엇박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향후에도 계속해서 그와 같은 혼선이 빚어져서 국민의 불안이 현실화된다면 그때는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만찬에서 안 대표는 미국의 확장 억제력 의무를 문서화하는 방안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안 대표께서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확장억제 부분을 우리 정부가 공론화 시키면 미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협상력을 가질 수 있고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다”면서 “이를 적극 주장해 외교적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손 수석대변인은 “안 대표가 말한 확장억제는 나토(NATO)식 핵공유 협정과는 다르다”라면서 “한반도 내에 핵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핵 억제력을 사실상 미국과 공유하는 형태를 문서화하자고 말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확장 억제 명문화를 미국에 요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정치권의 요구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으므로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주장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대북 특사를 제안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도 시기가 필요하고 조건이 달성돼야 한다”면서 “현재 시점에서 대북 특사를 보낼 단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고 손 수석대변인은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만찬 회동에서 대북특사 파견을 제안하겠다”면서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도 괜찮고, 안 대표가 직접 나서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회동 분위기에 대해 손 수석대변인은 “상춘재 앞에서 뵙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 서로 따뜻하게 맞이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