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설계사 구조조정…건전성 개선 일환
2017-09-27 19:00
흥국생명이 설계사(FC) 이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설계사가 줄어 영업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건전성 위기까지 겹쳐 허리띠를 졸라맨 이후 설계사 이탈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흥국생명의 설계사 수는 2475명으로 지난해 말 3334명 대비 25.76%(859명) 줄었다. 흥국생명의 설계사 수는 지난 2012년 말 정점(5510명)을 기록한 이후 5년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사실 설계사 감소는 생명보험업계의 공통적인 문제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흥국생명의 설계사 이탈 현상은 심상치 않다. 지난 2012년 말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설계사가 줄어든 비율을 보면 생보업계 전체로는 19.46% 수준이었으나 흥국생명은 55.08%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흥국생명은 설계사가 대폭 줄어든 반면, 생보업계 전체 설계사 수는 0.2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마케팅·영업에 사용한 돈을 뜻한다. 설계사나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 점포운영비, 직원 급여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된다. 즉, 흥국생명이 설계사 수수료 등 제반 지출을 줄이는 동안 다른 생보사는 오히려 영업비용을 늘렸다. 다른 생보사의 행보에 매력을 느낀 설계사들이 올해 상당수 흥국생명을 이탈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흥국생명이 허리띠를 졸라맨 것은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흥국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지난해 말 145.4%를 기록해 금융감독 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하회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RBC 비율은 162.2%로 개선됐으나 여유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