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18년 만에 재회한 최민식X정지우 감독 '침묵', 더 깊고 정교해지다

2017-09-27 12:42

극 중 임태산 역을 맡은 배우 최민식[사진=영화 '침묵' 스틸컷]

가장 완벽한 날,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영화 ‘해피엔드’, ‘은교’의 정지우 감독과 배우 최민식이 치열하고 정교하게 만들어낸 영화 ‘침묵’이 베일을 벗었다.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는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제작 용필름·제공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정지우 감독을 비롯해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이수경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는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최민식 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정지우 감독과 최민식이 영화 ‘해피엔드’ 이후 18년 만에 재회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정지우 감독은 최민식과 다시 만나게 된 것에 관해 “영광이다”라고 벅찬 마음을 드러내며, “당시 선배님은 청년이었고 지금은 어른 같은 느낌이 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에 최민식은 “같이 ‘침묵’을 찍기로 하고 소주를 마시는데 18년이라는 공백이 느껴지지 않더라. 오랜 세월인데도 그게 느껴지지 않고 친숙하기만 했다. 다시 만난 정 감독은 참 깊어졌다는 느낌이 들더라. 사람도 그렇고, 작품도 그랬다. 배우 입장에서는 확고한 플랜과 주제 의식이 있는 감독에게 의지하게 되는데 정 감독은 늘 바위처럼 든든하게 버텨줬다”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영화 '침묵'의 임태산 역을 맡은 최민식 배우[사진=영화 '침묵' 스틸컷]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 덕이었다. 최민식은 “‘침묵’의 원작을 먼저 접했다”며, “제작사 대표가 CD 한 장을 주더라. ‘침묵’의 원작이었다. 사실 원작은 조금 허술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정지우 감독이 윤색하고 각색한다면 훌륭해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며,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 ‘해피엔드’에 이어 또 한 번 위기의 남자를 연기하게 된 최민식은 전작 ‘명량’, ‘특별시민’ 등에서 보여준 선 굵은 연기가 아닌 섬세하고 깊은 감정을 선보이게 됐다.

그는 “역설적이게도 비극적 상황을 통해 진짜 소중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되는 인물”이라며, “치명상을 입고 뒤늦게 깨달음을 얻게 되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정 감독과 표현 수위나 감정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연기적으로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고 전했다.

영화는 최민식을 주축으로 많은 등장인물이 정교하고 치밀하게 얽혀있다. 각 인물의 관계와 심리, 진실과 사실로 하여금 벌어지는 서스펜스는 ‘침묵’의 장기. 정지우 감독의 연출만큼이나 배우들의 연기 또한 중요했다.

최민식의 딸 임미라를 연기한 이수경은 “캐릭터에 관해 고민과 걱정이 컸다. 현장에서 (최)민식 선배님을 의지하며 촬영했다. 정말 아빠와 함께 있는 것처럼 마음이 편했다. 긴장이 많이 됐지만 현장에서는 마음을 가다듬고 연기하려고 했다”며, 최민식의 도움으로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침묵'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최민식(왼쪽)과 박신혜[사진=영화 '침묵' 스틸컷]


임미라의 결백을 믿는 변호사 최희정 역을 맡은 박신혜는 “극 중 가장 심리 변화가 큰 인물이다. 어떻게 하면 진실을 찾아가는 희정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새롭고 긴장되는 날들이었지만 정지우 감독님과 최민식 선배님의 도움으로 캐릭터를 잘 잡아갈 수 있었다. 좋은 에너지를 많이 얻었고, 선배님들과 호흡이 영광스러웠다”고 연기 포인트를 짚었다.

그렇다면 임태산의 약혼녀이자 인기 가수인 유나 역의 이하늬는 어땠을까? 그는 “현장이 놀이터만큼 즐거웠다”며, 진중하고 깊은 연기와는 달리 화기애애했던 현장을 회상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마음대로 막 할 수 있었다. 제가 뭘 해도 최민식 선배님이 다 받아주셨다. 정말이지 마음껏 연기할 수 있었다. 뭘 던져도 다 받아주는 포수 같더라. 선배님은 다 받아주고, 정 감독님은 정확하게 가이드라인을 짜주셔서 수월하게 캐릭터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거들었다.

또한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유일한 목격자 김동명 역은 배우 류준열이 맡아 연기한다. 그는 “사건의 실마리를 쥔 인물이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동명의 행동에 따라 사건이 바뀔 수 있어 그런 지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캐릭터의 매력을 언급했다.

영화는 최민식 외에도 또 한 번 정지우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배우가 있다. 바로 영화 ‘4등’의 박해준이다. 그는 임태산과 악연으로 얽힌 검사 동성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박해준은 “‘4등’을 찍고 조금 아쉬웠다. 감독님과 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터라 제안이 왔을 때 흔쾌히 받아들였다.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좋아서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또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된 과정 및 소감을 전했다.

영화 '침묵'에서 호흡을 맞춘 이수경(왼족)과 최민식[사진=영화 '침묵' 스틸컷]


강렬하고 또 치밀한 스토리라인과 정지우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력이 담긴 영화 ‘침묵’에 관한 배우들의 기대와 자부심은 대단했다.

최민식은 제작보고회를 마무리 하며 “영화가 11월 초 개봉한다. 찬바람 부는 날에 어울리는 영화다. 지인들과 영화 보시고 자연스레 소주 한잔 하고 싶을 것”이라며 작품이 주는 감성적 지점을 짚었고, 박신혜는 “진실을 파헤칠 때마다 성취감을 얻으실 것”이라며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에 대한 재미를 언급했다.

류준열은 “제목은 ‘침묵’이지만 영화를 보고난 뒤에는 침묵할 수 없을 거다. 여기저기 소문내고 싶은 영화”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을 마구 표현했다.

배우들의 자신감은 관객들에게도 전해질까? 찬바람과 잘 어울리는 감성을 가진 영화 ‘침묵’이 관객들로 하여금 어떤 반응을 끌어낼지 기대가 모인다. 오는 11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