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기회의 땅, 러시아가 뜬다…이르쿠츠크 시작점, 진출 타진
2017-09-24 06:10
중소기업, 물꼬트기 위한 테스트마켓 지역 선정…‘가스‧전력‧농업‧관광’ 업종부터 제시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 발언 이후 ‘포스트 차이나’로 지목되고 있는 러시아가 한국의 중소기업에 기회의 땅으로 떠오를지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이어 첫 번째 실천 행보로 중소기업계가 러시아를 주목, 진출 전략 짜기에 돌입하는 등 양국 경제협력에 훈풍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 또한 러시아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해법이 절실한 상황이다.
24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 박성택 회장을 중심으로 한국 중소기업 대표단 70여명이 동시베리아 경제 중심지인 이르쿠츠크를 시작점으로 러시아 진출 타진에 돌입했다.
이들은 한민족의 시원(始原)인 일혼섬을 품고 있는 유서 깊은 지역 ‘이르쿠츠크’를 직접 방문, 최근 사드 등으로 애로를 겪는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부상한 러시아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한국과 러시아의 교류가 미약한 만큼, 우선 물꼬를 트기 위한 테스트 마켓으로 한국 영사관 소재 지역도시 중 하나인 이르쿠츠크를 선정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러시아는 한국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수준으로, 거의 전무인 상태다. 특히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은 총 150개사 정도로, 이 중 중소기업은 30여개사에 그치고 있다.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일본이 무역 거래를 활발히 하고 있는 것과 대별된다. 대 러시아 거래 순위를 보면, 2017년 중국이 1위, 일본은 6위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18위를 차지했다. 무역량으로는 우리나라가 47억6900만 달러로 중국 380억2100만 달러, 일본 66억7800만 달러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대 러시아 추진 정책과 사업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교통‧에너지에 집중 투자한다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고, 일본은 정치적인 의도인 쿠릴 열도 4개 섬 반환을 목표로 집중 투자를 하며 러시아 진출 목적을 명확히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극동진출 전략 없이 일부 기업만 파편적으로 진출, 경쟁국에 밀렸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르쿠츠크를 방문한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의료분야·수산물 가공·양식업·관광업이 러시아에서 단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업종”이라고 제시했고, 엄기영 이르쿠츠크 주재 한국 총영사는 “건설·농업·환경 분야로 러시아에 진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원용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가스관 연결, 전력계통 연결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해 잠정 중단된 한·러 가스관 프로젝트의 시작점인 이르쿠츠크 가스전 재개에 기대를 걸었다.
박성택 회장은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1억4000만명의 소비시장이 있어 ‘포스트 차이나’로 발전할 잠재력이 높은 국가인 만큼, 가스‧철도‧전력 등 기간산업에 중소기업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진출 의사를 밝혔다.
한편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신북방정책을 제안하면서, 한·러 경제협력을 위한 ‘9개의 다리’로 ‘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일자리·농업·수산’을 제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