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가 뽑은 별별 명장면] '살인자의 기억법' 엔딩 터널신, '앞날'에 대한 걱정
2017-09-19 22:50
영화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병수(설경구 분)가 태주(김남길 분)를 연쇄살인범이라 의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 중 설경구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지만 딸 은희(설현 분)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연쇄살인범 병수를 연기했다.
“제게 가장 인상 깊은 신은 마지막 엔딩 신이죠. 긴 터널을 지나온 병수의 얼굴에 또다시 경련이 일어나는 모습. 그 얼굴에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병수의 앞날이 걱정됐죠.”
설경구가 언급한 장면은 영화 ‘살인자의 기억’의 엔딩 신. 가까스로 태주에게 딸을 지켰으나 또 한 번 자신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초래했음을 알리는 장면이다. 경련이 일어날 때마다 기억을 잃고 살인의 습관이 깨어나기 때문에 엔딩을 앞두고 설경구의 마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고.
“사실 병수라는 인물을 어떻게 응원해야 할지 참담했어요. 청소라는 이름으로 살인을 벌이지만 그건 그의 정당화일 뿐이죠. 중간에 딸이 있었기 때문에 병수의 방어 행동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또다시 경련이 일어나잖아요? 무슨 일이 벌어질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죠.”
설경구는 병수에게 “더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거로 생각했다. 현재 진행형인 그의 살인 습관에 “앞으로 병수가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걱정만” 들었다고.
“기억은 잃지만 몸은 살인을 기억하고 있어요.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을까? 병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걱정이 들었죠. 원래는 병수가 퇴원을 하는 것으로 (장면을) 찍었기 때문에 마음이 더 무거울 수밖에 없었어요. 퇴원 후 집으로 돌아간 병수에게 또 한 번 경련이 찾아오고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죠.”
기존 시나리오와 달라진 점은 원신연 감독의 선택이었다고. 설경구는 “여지를 주고 싶어서 편집한 것 같다”며, 기존 시나리오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되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원작과 다른 결말, 거기에 깊은 여운을 남길 병수의 마지막 모습. 설경구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을 통틀어 가장 인상 깊고 마음에 남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설경구가 언급한 ‘살인자의 기억법’의 별별 명장면은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6일 개봉했으며 러닝타임은 118분, 상영등급은 15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