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회장 연임 유력…"최종 결정에 노조·주주 의견 반영할 것"

2017-09-14 22:07
오는 26일 윤 회장 심층 인터뷰 진행
확대위 "노조 문제도 평가에 반영"

[아주경제 DB]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자에 윤종규 KB금융 회장(사진)이 단독 추천됐다. 오는 11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둔 윤 회장의 연임이 유력시된다.

KB금융 이사회는 14일 저녁 명동 본점에서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이하 확대위)를 열고, 윤종규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한다고 밝혔다. 당초 윤 회장과 함께 김옥찬 KB금융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 최종 후보자 3명에 낙점됐지만, 이들이 심층 인터뷰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회장을 제외한 2명의 후보자는 외부 인사가 선정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최영휘 확대위원장은 3명의 최종 후보자가 모두 내부 인사로 이뤄진 데 대해 "KB금융이 침체에서 벗어나 올라가는 단계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후보자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그 결과 외부보다 내부 인사들이 확대위로부터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확대위는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컨퍼런스콜로 참석한 이병남 전 LG인화원 사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사외이사가 자리했다. 앞서 지난 8일 첫 번째 확대위에서 23명의 후보자(롱리스트) 중 7명을 추린 바 있다.

확대위는 이들 7명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장단점과 역량, 자질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특히 CEO로서의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선정한 3명의 후보자에게 인터뷰 수락 여부를 물은 결과, 윤 회장만 수락했다고 최 위원장은 전했다.

최 위원장은 "(윤 회장의) 조직에 대한 헌신도를 높게 평가한다"며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 동안 잘한 점과 잘못한 점, 개선할 점 등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심층 인터뷰는 오는 26일 열릴 예정이다. 확대위는 경영승계 규정에서 정한 회장의 최소자격요건 중 'KB금융그룹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하며, 장·단기 건전경영에 노력할 수 있는 자' 항목을 기준으로 후보자 심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만약 윤 회장이 인터뷰를 통과하지 못하면 인선 절차는 다시 원점에서 진행된다.
 

KB금융 계열사 노조가 14일 오후 서울 명동 본점에서 KB금융 차기 회장 인선과 관련해 "날치기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노경조 기자]


한편 KB금융 노동조합은 이날 본점 1층에서 회의 시작 예정시간 2시간 전부터 "날치기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며 확대위를 압박했다. KB금융 노조는 앞서 박홍배 현 노조위원장 투표 과정에서의 사측 개입을 주장하며, 이오성 전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등 2명의 해임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윤 회장은 지난달 해당 임원 2명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어 최근에는 노조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윤 회장의 연임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특정 IP(인터넷주소)에서 4000개 이상의 중복 응답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윤 회장을 업무방해죄 등으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최 위원장은 "후보자를 3인으로 추리는 과정에서 도덕성 및 리더십 평가에 노조와의 관계·문제 등을 포함시켰다"며 "앞으로 심층 검증 과정에서 노조아 주주들의 의견을 다 듣고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