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가이드라인 3개월] 투자자 모집? 상품 안정성 보다 마케팅 과열
2017-09-11 16:47
P2P 가이드라인 도입으로 고액 투자자들의 투자가 막히면서 업체간 투자자 모집 경쟁이 치열하다.
투자자들이 고수익 상품에 대거 몰리자 개인 신용대출에 주력했던 업체들도 방향을 틀어 부동산 관련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2P금융 시장에서 고수익 상품이 인기를 끌자 일부 P2P금융사들이 수백억원 규모에 이르는 대형 PF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품들은 10% 후반의 고수익 상품들로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앞의 상품들과 달리 P2P금융이 취급하는 PF상품들은 대체로 후순위여서 분양 실적 등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부동산 시장 하락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들이 참여한다고 해서 후순위 대출이 안전하다고 보는 건 어불성설이다"며 "건물을 다 지은 후 담보대출을 받아서 대환대출을 할 때 후순위 PF에 대출금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PF상품을 마케팅으로 이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마케팅도 과열되고 있다. 상위 업체들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뢰를 얻으면서 가이드라인 도입 초기에 비해서 투자자 모집이 어느정도 수월해졌다. 하지만 후발 업체들은 여전히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다.
양극화가 더 심화되는 것이다. 한국P2P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협회 회원사 가운데 두 곳은 여전히 누적대출액 0원을 기록 중이고 5곳은 8월 한 달 간 신규로 취급한 대출 금액이 0원이다. 반면, 8월 한달간 40억원 넘게 취급한 곳은 총 12곳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P2P금융사들은 투자금액의 1~3%에 달하는 금액을 상품권으로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등 리워드를 남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비용은 차주에게 돌아가서 고스란히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또 P2P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 고수익을 내세우는 홍보글을 올려 투자자를 꾀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P2P금융사 대부분이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서도 "선발 업체들의 경우, 펀딩 속도가 가이드라인 도입 전으로 서서히 회복 중이나 후발 업체는 투자금 모집이 여의치 않으니 결국에는 마케팅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하기에 앞서 수익률이나 리워드보다는 상품의 안정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