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KTB증권 권성문ㆍ이병철 '진실게임'

2017-09-07 11:27

한 지붕 아래에서 두 목소리가 들린다. KTB투자증권 권성문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이 서로 난처한 처지에 몰리더니 이런다.

시작은 폭행 영상이다. 권성문 회장이 출자사 직원을 때리는 영상이 보도됐다. 잇달아 횡령ㆍ배임 혐의도 터졌다. 그가 회사 출장에 가족을 동반했다나. 이때만 해도 다른 목소리가 없었다.

갑자기 이병철 부회장이 진위를 알 수 없는 소문에 등장했다. 그가 권성문 회장에게서 경영권을 빼앗으려고 내부고발자로 나섰다는 거다. 이병철 부회장이 2대주주이기는 하다. 한술 더 떠 이병철 부회장과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전 회장이 관련돼 있는 부동산신탁사 매각 논란도 불거졌다.

이런 일은 드물다. 노사 갈등이 아니라면 한 회사에서 다른 목소리는 거의 안 나온다. 그런데 KTB투자증권에서는 최고위층인 회장ㆍ부회장이 서로 다투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소문이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은 채 돌아다닌다.

둘 다 불리한 상황이 됐다. 한쪽은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진실게임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모두 사실만 얘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단 경영권 분쟁이 생길 공산이 크지 않다. 두 사람은 지분율에서 차이가 크다. 횡령ㆍ배임 혐의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마찬가지다. 심각한 범죄가 아니라면 경영권을 박탈한 전례가 없다. 김승유ㆍ이병철 논란에서도 신탁사 매각이 왜 부적절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돌고 돌아 3자가 개입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서로 자신이 옳다고 말하니 이럴 수밖에 없을 거다. 끝까지 확인할 수 없다면 이 시나리오로 덮는 것도 괜찮을지 모른다. KTB투자증권은 금융사일 뿐 아니라 상장사다. 고객과 투자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