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정상회의 샤먼시 개막, 4일 시진핑 모디 정상회담

2017-09-03 17:33

시진핑 주석이 3일 개막한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AP]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5개국으로 이뤄진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3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에서 2박3일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3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간)에 개막한 이번 제9차 브릭스 정상회담에는 의장국인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참석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시주석은 "브릭스 5개국이 상호 평등과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는 것)로 세계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추진해야한다"며 "브릭스 국가들이 미래성장을 위해 보호경제를 타파하고 개방형경제 건설을 추진해야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4일에는 회의 참석국가들과 정상회의, 확대회의를 갖고 '샤먼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어 4일 저녁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환영 만찬을 주재하고 5일에는 신흥경제국과 개발도상국 간 대화를 주재한 뒤 '의장 성명'을 발표한다. 회의 폐막 후 시 주석은 내외신 기자회견도 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번 회의에 브릭스 국가 외에 이집트, 멕시코, 태국, 타지키스탄, 기니 등 신흥 5개국도 초청했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는 미국과 유럽에서 득세하는 보호주의, 고립주의에 맞서 세계화와 경제협력, 자유무역을 주창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들 정상은 모든 국가가 개발권리와 기회, 규칙에서 평등하게 대우받고 다자무역체계를 보호해야 한다고 역설할 예정이다.

또한 시 주석은 전 세계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리더로서 면모를 강조하려 하고 있다. 특히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는 올해 하반기 가장 중요한 중국의 다자외교 무대로 다음달 18일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시진핑 1기 체제의 외교성과를 총결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회의가 열리는 샤먼은 시 주석이 1985∼1988년 부시장을 지낸 곳이다. 시 주석은 이어 2002년 푸젠성 성장에 오르며 17년간을 푸젠성에서 공직생활을 했었다. 샤먼시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삼엄한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회의가 열리는 도심은 통제로 진출입이 쉽지 않고 주변 고층건물은 일주일간 창문조차 열지 못하게 했다. 도심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도 1∼5일 강제 휴가 조치가 취해졌다.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의 6일 전에 2개월여 무장대치 상태를 끝냈던 중국과 인도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인도는 군 병력 철수 직후 모디 총리의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을 발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앞서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은 관례"라며 사실상 시 주석과 모디 총리의 양자회담을 예고했다. 두 정상이 극도로 악화한 양국 관계를 재조율하면서 국경분쟁 재발을 막고 중국이 발의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서 경제협력을 탐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리(張力) 쓰촨(四川)대 남아시아연구소 교수는 "경제 측면에서 중국과 인도는 브릭스 5국중 가장 중요한 국가로 브릭스 단합에 영향을 끼친다"며 "하지만 인도가 일대일로 구상을 지지하지 않고 있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문제가 이번 회의에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