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분양가 내린 '신반포 센트럴자이'…"당첨되면 시세차익 기본 3억"
2017-09-03 16:48
8·2 부동산 대책으로 강남 재건축 4주 연속 하락에도 투자자 등 대거 몰려
"로또 아파트라 바로 청약"…추가 규제·분양가 인하 압박에 시세하락 전망도
"로또 아파트라 바로 청약"…추가 규제·분양가 인하 압박에 시세하락 전망도
"대출과 조건 상담만 받으러 왔어요. 당첨만 되면 기본 3억원은 오르는 건데 내부 살펴볼 필요가 있나요."(서울 강남구 개포동 거주 51세 주민 한 모씨)
지난 1일 찾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위치한 GS건설의 '신반포 센트럴자이' 모델하우스. 이날 이곳에는 정부의 8·2대책 이후 눈치보기에 들어갔던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하루 방문객만 6000명을 넘겼다. 모델하우스 입구에는 긴 대기 줄이 이어졌고 내부는 쉴 틈 없이 북적거렸다.
GS건설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개관 1시간 전부터 100m 가량의 대기 줄이 생겼고 이후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아 마감시간이 2시간 정도 밀리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신반포 센트럴자이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600만~4700만원 정도다. 그러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인하 압박 속에 3.3㎡당 평균 4250만원으로 다소 낮게 책정되면서 주변 아파트와의 시세 차이가 벌어졌다.
실제 인근에서 지난해 8월 입주한 '아크로 리버파크' 전용면적 84㎡의 현재 실거래가는 3.3㎡당 평균 6000만원에 육박한다. 단순 계산으로는 2억~4억원 가량 신반포 센트럴자이의 분양가가 낮은 셈이다.
그는 ‘8·2 대책 등 최근 정부 규제에 따른 부동산시장 하락 분위기를 우려하지 않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당첨만 되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날 모델하우스 방문객 가운데는 실수요자도 많았으나, 대출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상당수였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거주하는 김모씨(39)는 "직장 출퇴근 시간을 고려해 강남권 아파트 매매를 고려하다 이번에 분양가가 낮게 나왔다고 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면서 "그러나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하고 따로 지원도 없어 대출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인 단지로, HUG의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이 불가능하다. 다만, GS건설은 무주택 실수요자의 대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공사 보증으로 중도금 40%에 대한 대출을 지원한다.
8·2 대책 이후 첫 강남권 분양 단지임에도 투자자 및 실수요자가 크게 몰린 신반포 센트럴자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가 책정된 것은 맞지만, 정부의 분양가 규제가 지속될 경우에는 전체적인 시장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반포 센트럴자이에 이어 '래미안 강남포레스트'와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가 이달 분양 예정인데, 이들 단지 역시 HUG의 분양가 인하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8·2 대책으로 강남 재건축 시세가 하락세인 가운데 주변의 기존 아파트가 신규 분양 아파트 시세를 따라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올 연말까지 강남권에 신규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는 점도 변수다. 업계에 따르면 강남3구에서 연말까지 예정된 분양물량은 총 7곳, 3164가구에 달한다. 특히 오는 12월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강남구 일원동에서 '개포8단지 공무원 아파트'를 재건축해 일반분양 1766가구를 쏟아낼 예정이다.
장기간 공급 부족을 겪은 강남권에 대기 수요가 여전하다는 분석 속에서도 연내 정부의 추가 규제 등이 나올 경우에는 '로또' 아파트가 '고점' 아파트로 뒤바뀔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