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업 판벌리는 CJ 이재현 회장…글로벌 문화기업 포석

2017-08-28 03:28
K-푸드, K-컬처 투트랙 전략
비비고, 美 만두시장 1위 등극…2012년부터 LA 케이콘 개최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미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은 각종 글로벌 기업의 치열한 경쟁은 물론 높은 진입 장벽 탓에 국내 식품·유통업체가 적극적으로 도전장을 던지지 않은 지역이다. 많은 식품·유통기업이 최근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과 비교해본다면 CJ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국 시장 공략은 CJ그룹이 글로벌 문화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미국 시장을 사로잡기 위해 '음식'과 '문화' 두 축으로 공략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K-푸드와 K-컬쳐다. CJ그룹에 따르면 다행스럽게도 양 분야 모두 최근 소기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0년 미국시장에 처음 진출한 CJ제일제당은 최근 미국 만두 시장에서 25년간 군림해온 만두 브랜드 ‘링링’을 꺾고 1위를 차지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정상에 올려놓기 위해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재료로 만두소를 만드는 등 현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 3년간 약 60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플러턴 공장과 뉴욕 브루클린 공장을 가동하며 연간 1만톤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했다.

식자재 유통을 담당하는 CJ프레시웨이도 미국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의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베트남 사업 진척과 미국 수산물 유통 확대 등의 영향으로 해외 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한 297억원을 기록했다.

2004년 처음 미국에 진출한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로스앤젤레스·뉴욕·뉴저지·매사추세츠 등 현지 주요 지역에서 4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 컨벤션 페스티벌 ‘KCON 2017 LA(이하 케이콘)’에 참여해 한국 프리미엄 베이커리를 널리 소개하기도 했다.

2012년 미국 LA에서 케이콘을 처음 시작한 배경도 미국이 세계 문화산업을 이끄는 중심지라는 이유에서다. 한류 기존 시장인 일본이나 중국이 아닌 미국을 택해 케이콘의 가능성을 점쳐보겠다는 게 CJ그룹 복안이다. 즉 미국 시장 성공은 한류가 세계의 주류 문화를 선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CJ그룹 한 관계자는 “만일 CJ그룹이 단순히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차원에서 사업을 진행했다면 미국보다 시장점유율 확보가 쉬운 개발도상국에 진출하는 게 훨씬 유리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재현 회장이 추구하는 CJ그룹 방향은 단순히 돈을 버는 기업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주류 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업”이라며 미국 진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