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공식 사과 “살충제 계란 파동, 국민께 매우 송구”

2017-08-21 11:41
"관계기관 손발 안 맞거나 발표에 착오…축산·식품 종합시스템 마련"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을지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낙연 국무총리, 오른쪽은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국민께 불안과 염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UFG) 첫날인 이날 청와대에서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밝힌 뒤 “정부가 가진 정보를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과정에서 관계기관 간에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 있었고 또 발표에도 착오가 있었던 것이 국민들의 불안을 더욱 심화시킨 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계란 파동으로 소비자뿐 아니라 선량한 농업인, 음식업계, 식품 제조업계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먹거리 안전 문제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다. 국민께서 더 불안해하지 않도록 전수조사에 대한 보완 등 해결 과정을 소상히 알려 신뢰가 회복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파동을 계기로 축산안전관리시스템 전반을 되짚어보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근본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우선 양계산업을 비롯한 축산업 전반에 걸쳐 공장형 사육, 밀집·감금 사육 등 축산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동물복지와 축산위생을 포함해 사육환경 전반을 짚어보기 바란다"며 "구제역, 조류 인플루엔자(AI) 발병을 줄이는 근본 해법이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관리 시스템을 범부처적으로 평가 점검하고 분산된 정책들을 국민 안전 측면에서 재조정·개편해야 한다"며 "대응 매뉴얼도 점검해서 사태 발생 시 신속하고 일사불란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유사 사태 발생 시 원인부터 진행사항, 정부 대응 등 전 과정의 정보를 국민에게 신속하고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축산 안전 관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가가 국민 식생활, 영양까지 책임지고 관리하는 종합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관계부처 TF를 구성해서 식품 안전에 대한 종합 계획과 집행을 위한 국가 식품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총리께서 직접 확인·점검·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과 류영진 식약처장으로부터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한 조치사항 및 개선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동물복지 시스템 전환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농장 사육환경표시제도 도입을 앞당길 방법을 강구하고 육계로 반출되는 산란계 노계의 안전대책을 세워달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산란계 노계에 대해 반드시 정밀 검사 후 반출하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