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의 대몽골 시간여행-28] 수베타이는 몽골의 한니발인가? ①
2017-08-24 14:06
수베타이의 전기를 쓴 캐나다 군사학교 리차드 A 가브리엘 교수는 "수베타이는 군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장군 중 한 명이었다. 전술적 탁월함에 있어서는 한니발에 버금가며 책략가로서는 알렉산더, 카이사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평가했다.
수베테이에 대한 유일한 전기인 이 책은 그러나 자료의 빈약함으로 그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베타이는 칭기스칸 시대 이후에 더 큰 활약을 하며 대몽골제국을 확장하고 기반을 닦는 데 큰 기여를 한 것만은 분명하다.
몽골비사의 기록이나 이후의 행적을 살펴보면 그렇다.
▶ 젤메의 동생
하지만 둘째 아들 수베타이는 자신이 하던 대장장이 일을 이어가도록 만들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몽골 유목민들은 막내에게 가업을 물려주는 전통이 있다. 그것은 막내가 골롬타(화로)의 수호자로 오래까지 살아남아서 집안을 번창시키라는 주문이 담겨 있다.
12살의 나이로 형을 따라가 테무진을 처음 만난 수베타이는 그 때 테무진 진영에 합류하지는 못하고 아버지와 함께 우랑카이로 돌아갔다.
그러나 얼마 후 테무진이 코르크낙 주부르에서 자모카와 갈라설 때 테무진 진영에 합류하게 된다.
몽골비사는 그 때 "젤메의 동생 수베타이도 우랑카이족을 떠나 그들과 합류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그 때부터 10년 이상 수베타이에 대한 기록이 없다. 2004년 나이만 정벌과, 2005년 메르키드 잔류세력 소탕 때 비로소 그의 기록이 나온다.
▶ 칭기스칸이 신뢰보인 전사
칭기스칸이 철제전차를 가진 수베타이에게 메르키드족을 추격하도록 보내면서 "그들이 날짐승 되어 하늘에 오르면 그대 해동청 되어 날아 잡지 않겠는가? 물고기 되어 텡기스 바다로 들어가면 그대 수베타이 투망, 예인망 되어 건져 올려 잡지 않겠는가?"하며 큰 신뢰를 나타냈다.
칭기스칸이 젤메에게 "그대는 문지방의 노예, 문전의 노복이 되었다"고 말한 부분에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것은 칸의 게르를 지키는 문지기 역할과 함께 칸을 보살피는 비서와 심부름꾼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어린 수베타이는 수많은 전략과 작전회의를 지켜보며 어깨 너머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 않을까? 또 문지기 역할을 하면서 무관들로부터 지도를 받아 말 타기와 활쏘기 등 군사 기술을 익혔을 것이다. 무엇보다 수베타이의 총명함과 테무진을 위해 자신이 기여하겠다는 의지 등이 그를 빠르게 몽골 최상의 전사로 성장하게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모전(毛餞)이란 짐승의 털로 짠 부드러운 요를 말한다.
▶ 몽골 첫 오를로크 주장
칭기스칸이 칸에 오른 1206년 너흐르들에게 은전을 베풀면서 수베타이와 제베에게는 "스스로 획득한 것들, 자기네가 데려온 것들로 천호를 편성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두고 가브리엘교수는 수베타이와 제베가 몽골군의 첫 오를로크, 즉 육군 원수가 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 수베타이가 52번째 천호장에 임명된 것을 보면 가브리엘교수의 주장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수베타이는 오히려 이후 세계와의 전쟁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