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앞둔 롯데 4개사 “배당성향 2배 늘려 30%로”

2017-08-18 04:18
중간배당도 실시, 주주가치 제고…29일 주총 이후 통합법인 출범예정
‘지주사 전환 반대’ 신동주, 주총 결의금지 등 가처분 신청 3건 모두 기각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오는 29일 롯데의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분할합병을 진행 중인 롯데그룹 4개 계열사들이 배당성향을 2배 이상 늘리는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놨다.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롯데푸드 등 롯데그룹 4개사는 앞으로 배당성향을 최근 2년 평균치(12~13%)의 2배 이상인 30%까지 높이고 중간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배당성향은 기업 당기순이익 가운데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 비율을 말한다.

앞서 롯데는 지난 4월 이들 4개사의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오는 29일에는 4개사 주주총회를 거쳐 10월초 통합법인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출범할 예정이다. 이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관리 등 역할을 한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신동빈 롯데 회장이 경영쇄신안을 통해 약속한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면 순환출자고리가 해소돼 그룹의 지배구조가 투명해 것이란 기대다.

분할합병과 관련, 국제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롯데의 지주사 전환에 찬성 입장이다. ISS는 보고서에서 "롯데제과 등 4개사의 기업분할과 합병이 법을 준수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단순화와 순환출자 해소를 통해 투자자산 잠재가치를 이끌어내 주주가치 상승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은 "이번 주주가치 제고방안은 주주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롯데의 강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향후 배당정책도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 소액주주들은 최근 국민연금에 낸 탄원서를 통해 4개사의 분할합병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롯데쇼핑의 심각한 사업위험을 3개사 주주들에게 떠넘기려는 경영진의 술책”이라는 주장이다.

이들 롯데소액주주모임의 고문이자,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이날 롯데의 2배 배당성향 발표와 관련, “사실을 호도해 주주를 현혹할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할합병 후 롯데쇼핑은 롯데지주의 자회사가 되고 중국 자회사 주식의 대부분을 롯데쇼핑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자회사의 실적과 사업위험은 롯데쇼핑을 거쳐 롯데지주에 고스란히 전가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에 반대해 법원에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금지 등 2건의 가처분 신청은 모두 기각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