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차량공유 '그랩바이크' 운전자 파업...수수료 인상 탓

2017-08-17 14:40

그랩 측이 운전자들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인상키로 하자 일부 운전자들은 그랩 어플리케이션 사용을 중단해달라는 단체 행동에 나서거나 고객의 호출에 응하지 않는 등 파업에 나섰다. 사진은 베트남의 오토바이 공유서비스 '그랩바이크'[사진=그랩베트남 홈페이지]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공유서비스인 '그랩'의 오토바이 택시인 그랩바이크가 베트남 운전자들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인상키로 하자 운전자들이 파업에 나섰다.

17일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그랩 베트남은 오는 9월 5일부터 그랩바이크의 수수료를 기존보다 5% 올린 20%로 책정키로 결정했다. 그랩바이크가 베트남어로 '쎄옴'으로 불리는 전통 오토바이 택시보다 서비스 수준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그랩바이크 택시 운전자들은 이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운전자 수가 급증해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회사에 내는 수수료까지 인상하면 소득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파업에 나선 운전자들은 "지금도 수수료 15%를 빼면 하루에 약 10만동(5000원) 정도 밖에 쥘 수가 없다"며 "수수료를 인상한다면 운전자들은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랩바이크가 많이 생겨 수입이 자연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수수료 인상으로 회사의 배만 불리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다"며 호출에 응하지 않는 등 영업 활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인구 9400만 명의 베트남은 대중 교통수단이 열악해 작년 말 기준 4900만 대의 오토바이가 등록돼 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호찌민 등 주요 도시에서는 녹색 헬멧을 쓰고 녹색 상의를 입은 그랩바이크 운전자들을 손쉽게 볼 수 있다. 그랩은 2014년 베트남에 진출했다.

그랩은 자사 오토바이 운전자로 1주일에 48시간 일하면 한 달에 약 40만원 안팎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 이 정도 수입이면 금융업 종사자 초봉과 같다. 수입 조건이 좋다보니 젊은층들도 상당하다. 

사전에 운전자 신원과 비용을 확인하고 차량정체를 뚫으며 목적지까지 빨리 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그랩 오토바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따라서 그랩바이크에 등록된 운전자 역시 급증해 현재는 5만 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랩 측은 수수료 인상 방침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랩 베트남 담당자는 "사측에서 제시한 수수료 20%는 이미 호찌민시의 신규등록 운전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요율이다"며 "특히 그랩은 우수한 운전자에 매출액의 5%를 보너스로 지급하는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그랩은 쎄옴 운전자들과 충돌을 겪은 바 있다. 기존 택시기사들의 밥그릇을 빼앗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6월에는 그랩바이크와 쎄움 운전자들이 영역 다툼을 벌이다 패싸움으로 까지 번져 사회 문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그랩 측은 자사에 등록된 운전자가 쎄옴 운전자 등 차량 공유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에게 공격당한 사례가 지금까지 100건을 넘고, 이 중 50건 정도가 올해 상반기에 발생했다며 당국과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