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석 사임 1달 만에 국회의장 사임…정국 혼란 속으로
2024-04-27 00:32
지난달 베트남 서열 2위의 국가주석이 돌연 사임한 데 이어 이번에는 서열 4위인 국회의장이 사임했다.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당 서기장이 주도하는 사정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정국이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26일 베트남 현지 매체 브이엔익스프레스(VnExpress)에 따르면 이날 베트남 당 중앙청사에서 제13기 집행위원회는 임시회의를 소집하고,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이 개인적 희망에 따라 13기 정치국 위원 및 집행위원·15기 국회의장 등 직위에서 사임하는 데 동의하기로 결정했다.
중앙검사위원회와 당국의 보고에 따르면 후에 의장은 당원이 할 수 없는 일에 관한 규정, 간부와 당원에게 모범을 보일 책임에 관한 규정 등을 위반했으며, 우선 그는 정치국 위원, 서기부 위원, 당 집행위원회 위원으로서 당의 규정과 국가의 법률에 따라 책임을 지게 됐다.
국회의장은 임기 첫 회기에서 국회의원들에 의해 선출된다. 따라서 이날 임시회의 이후 국회는 브엉 딘 후에 의장에 대한 해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22일에는 48세의 국회부의장이자 국회의장 보좌관인 팜 타이 하(Pham Thai Ha)가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남용하여 타인에게 이익을 준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SEAS-Yusof Ishak Institute)의 응우옌 칵 장 연구원은 이번 국회의장 사임에 대해 "1년 동안 최고 지도부 중 3명이 사임한 가운데, 안정성이 자랑거리로 언급되곤 했던 (베트남) 정치 환경의 극심한 불확실성이 조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쫑 서기장의 후계자로 언급되기도 했다며, "그의 사임은 베트남의 (서기장) 후계자 위기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쫑 서기장은 최근 수년간 강력한 반부패 및 사정 드라이브를 추진해오고 있는 가운데 작년 한 해에만 450명 이상의 당 간부들이 낙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7세로 중부 응에안성 출신인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은 △12기, 13기 정치국 위원 △10~13기 당 집행위원 △13~15기 국회대표 등을 지냈다.
경제학 박사인 후에 의장은 하노이재무회계대학(현 베트남금융아카데미)에서 22년간 교단에 선 후 △감사원장(2006~2011) △재정부 장관(2011~2013) △당 중앙경제위원장(2012~2016) △국가 부총리(2016~2020)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0년 2월 정치국으로부터 하노이 당 서기직을 맡도록 임명되었고, 2021년 3월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