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제작이 살 길이다"…애플·넷플릭스 등 대규모 투자 이어져

2017-08-17 16:52

[사진=넷플릭스 자체제작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


미국의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은 16일(이하 현지시간) 10억 달러를 자체 제작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고 CNBC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콘텐츠에 대한 애플의 과감한 투자는 최근 '서비스' 부문의 급성장이 뒷받침 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3분기 애플 실적 발표에서 눈길을 끈 것은 서비스 부문으로, 7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포춘 100대 기업에 포함될 수 있는 성적을 냈다. 애플 CEO인 팀 쿡마저 "서비스 부분의 성장이 예상보다 빠르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부분의 성장은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애플의 인터넷 생태계가 제대로 구축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자체 제작 콘텐츠가 더해질 경우 아이폰 등 하드웨이와 콘텐츠 사이의 선순환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자체 생산되는 영상 콘텐츠는 애플 TV와 연계해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애플은 그동안 몇몇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제작해왔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박고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콘텐츠 역량을 키우기 위해 애플이 넷플릭스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나왔다. 
 
애플의 이번 투자는 최근 미국 거대  IT 기업들의 콘텐츠 중심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다. 미국 최고의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인 넷플릭스는 200억 달러에 달하는 장기 부채를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디즈니 등 라이선스 사업자의 이탈이 상시적인 위험요소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넷플릭스의 수석 콘텐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리지널 콘텐츠가 넷플릭스의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내년에는 7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최근 미국의 인기 텔레비전 시리즈 중 하나인 '그레이 아나토미'의 작가 숀다 라임즈와 장기 독점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편 디즈니는 2019년까지 넷플릭스에서 자사의 콘텐츠를 빼겠다고 지난 주 공식 발표했다. 넷플릭스에서 나와 자체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IT 기업의 벤처투자자인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CNBC에 출연해 "디즈니는 넷플릭스, 아마존과 함께 소비자들에게 직접 자체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3대 기업 중 나"라고 평가했다. 이미 충분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의 진출은 별다른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존 프라임 역시 거대 스트리밍 업체로 자체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얼마를 투자할 지에 대한 발표는 없었지만, JP 모건은 아마존이 올해 비디오와 관련해 45억 달러 정도를 투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