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미지 망칠라'..美 CEO들, 백악관과 거리두기
2017-08-16 17:42
지난 주말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우월주의 시위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온적인 대응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과 긴밀히 협력해오던 미국 기업들이 잇따라 백악관과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와 CNN머니 등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비판하면서 제조업 자문위원회 탈퇴를 선언한 재개 대표는 5명까지 늘었다
머크, 언더아머, 인텔의 CEO가 14일 자문위를 탈퇴한 데 이어 15일에는 스콧 폴 제조업연합회 회장이 사퇴를 선언했다. 뒤이어 리처드 트럼카 전미노동자연합(AFL-CIO) 회장 역시 트위터를 통해 “나는 편견과 국내 테러를 용인하는 대통령을 위해 자문위에 남아있을 수가 없다. 즉시 사임하겠다”고 적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럼프타워의 기자회견에서도 "CEO들이 이 자리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미 기업들이 임직원, 소비자, 인권 단체들로부터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보이라는 압박에 놓였던 상황에서 기업들의 줄타기 행보는 이번 샬러츠빌 사태를 계기로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고 WSJ는 분석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백악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싶은 마음과 회사의 백악관 지지 이미지에 대한 경계심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서 추가 이탈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미 많은 재계 지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 어젠다가 큰 진전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백악관과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의문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법인세 점검 및 인프라 지출을 기대하고 있지만 건강보험개혁에 막혀 친기업 정책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제임스 다이몬 JP모간 회장을 비롯한 일부 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 마련에 힘을 쏟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최근에는 세제 개혁 진행 과정 등을 두고 상당한 실망감을 표출했다고 WSJ는 전했다.
번스타인 위기관리의 조나단 번스타인 회장은 기업들에게 백악관 행정부 패널이나 자문위에 참여하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번스타인 회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위험을 감수할 가치다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이전부터 기업들은 워싱턴에서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