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對北 '화염과 분노' 경고 불충분"...美 의회 "강경 발언 자제" 당부
2017-08-11 10:57
"'화염과 분노' 대북 경고 충분하지 않아...대미 군사행동 긴장해야"
트럼프,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 일관
美 민주당 의원들, 서한 통해 "대북 강경 발언 자제해야" 촉구
트럼프,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 일관
美 민주당 의원들, 서한 통해 "대북 강경 발언 자제해야" 촉구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이 북·미 갈등을 고조시켰다는 지적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충분하지 않은 경고였다는 입장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연일 강경 발언이 쏟아지자 미 의회 의원들이 직접 나서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CNN 등 외신이 10일(이하 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나 "'화염과 분노'를 인용한 대북 경고 내용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북한이 미국에 대해 군사 행동을 하려 한다면 매우 긴장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고 수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국령 괌에 대한 포위 사격을 예고하는 등 거센 반응을 나타낸 데 따른 입장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 경우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혀, 긴장을 고조시키는 극단적인 표현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고통을 겪었던 일부 국가처럼 북한도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에 대한 군사 행동을 개시하려 한다면 긴장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해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의회 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의원 61명은 이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화염과 분노' 등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오랫동안 미국을 위협적인 존재로 보고 있던 북한의 내부 선전을 돕는 무책임하고 위험한 언급"이라며 "국무장관의 권한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 등 관계자들의 언행을 최대한 자제할 수 있게 요청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