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北, 주먹 풀고 대화나서야” vs 野 “文정부, 결단 내려라”

2017-08-09 18:49
여야, 北 괌 공격 언급 정면충돌
與 "北, 국제정세 외면 고립자초"
野 "오락가락 대북정책이 문제"

북의 '괌 공격' 위협에 여야가 9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북한이 이날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로 미국령 괌 주변 포위사격 가능성을 언급하자,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화에 응하라”고 촉구한 반면, 야권은 일제히 “문재인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북한은 여전히 서울 불바다를 운운하며 스스로 고립되고 있는, 달라진 국제 정세를 외면하고 있다”며 “한반도에서 한국 정부가 내민 대화의 손길을 거부한다면 북한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주먹을 쥐고 악수를 하자고 할 수는 없지 않나. 북한은 이제 주먹을 풀고 대화와 악수를 위해 손을 내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한반도 안보 문제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코리아 패싱’을 우려하며 문재인 대통령 때리기에 나섰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사드대책특별위원회에서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운운과 관련해 “이러다 정말 무슨 가공할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을까 참으로 걱정스러운 날들”이라며 “그런데 우리 정부는 오로지 과거사 파헤치기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지금 뭐 하고 있느냐. 나날이 급진전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남의 일이냐”라며 “문 대통령은 이제 단호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더는 우유부단하게 중국 눈치를 보고 북한에 메아리 없는 대화 구걸을 해선 안 된다”고 힐난했다. 같은 당 강효상 대변인은 “남북대화 제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도 문 대통령을 겨냥, “대북정책의 내용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이 정권의 대북정책은 매우 즉흥적이고, 중구난방”이라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도 국민이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오락가락”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위원장은 “동맹국인 미국에는 불신을 초래하고, 중국에는 과도한 기대로 오히려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며 “함부로 외교·안보 정책을 대통령 혼자서 좌지우지, 갈팡질팡하는 형태로 수립·추진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힐난했다.

바른정당도 가세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북한이 심야에 괌 포위사격을 운운할 정도가 됐다”며 “이런 시국에 군 수뇌부들을 대폭 바꾸고, 해군과 공군 위주로 인사하는 일들이 생기는데 인사 자체도 지금 시국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최고위원도 ‘8말9초 위기설’을 언급하며 “단순히 설이 아니라 현실화될 수도 있다”며 “국방당국은 대비 태세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