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발땐 화염 직면" .. 北 "괌 포위사격" 협박

2017-08-09 18:20

트럼프 "北, 美 더 위협하면 '화염과 분노' 직면" (베드민스터<미 뉴저지주> AP=연합뉴스) 여름 휴가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뉴저지 주(州)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사진). 트럼프의 '군사 경고'는 북한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대한 반응으로 나왔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 가능한 소형 핵탄두 제조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이하 현지시간) 북한이 위협을 계속하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중장거리 미사일로 미국령인 괌에 대한 포위사격을 하겠다고 협박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인 위험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휴가지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클럽에서 미국 내 아편 확산 위기에 대한 브리핑 도중 “북한은 미국에 대해 더는 위협을 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며, 위협을 멈추지 않으면 "그들은 화염과 분노, 노골적으로 말해 이 세계가 과거에는 결코 본 적 없는 종류의 힘과 맞닥뜨리게 될 것(they will be met with fire, fury, and, frankly, power the likes of which this world has never seen before)"이라고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보도했다.

CNN이 "이례적인 최후통첩"이라고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이날 발언으로 오름세를 보이던 뉴욕증시가 약세로 마감하고 안전자산이 반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 정보당국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ICBM급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소형 핵탄두 개발·생산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이날 '화염과 분노' 발언은 WP의 보도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나왔지만 북한이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 것에 대한 응수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한국시간 8일 새벽 2시 우리 해병대의 서북도서 사격훈련과 관련해 우리 군을 ‘괴뢰 군부 호전광들’이라 지칭하며 “백령도나 연평도는 물론 서울까지도 불바다로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함부로 날뛰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강경 발언에 맞서 북한군 전략군 대변인은 9일 성명에서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한 괌의 주요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경고신호를 보내기 위해 중장거리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괌은 북한이 앞서 화성-12형을 쏜 평안북도 구성과 약 3500㎞ 떨어져 있어 화성-12형의 사정권에 충분히 들어간다.

북한이 미사일로 괌 포위사격을 감행할 경우, 사실상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한반도의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돌입할 것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