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출범 100일을 맞으며 한국경제도 동반상승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간 성장 중심의 한국경제를 분배로 전환하는 경제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등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분주한 100일을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담은 ‘J노믹스’는 시작부터 광폭 행보를 보였다. 취임 직후 곧바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수립한 정부는 중장기 국정과제, 경제정책방향, 최저임금 인상, 세법개정안, 두 차례 부동산대책 등 강행군에 나섰다.

정부가 거침 없이 경제회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자, 각종 경제지표가 상승하는 등 초반 분위기는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된다. 

지난 100일간 J노믹스의 모든 정책은 ‘일자리’로 귀결된다. 일자리 선순환이 경제와 사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게 J노믹스 핵심이다.

첫 출발은 좋다. 가장 큰 관문이던 일자리 추경이 극적으로 통과했다. 이후 일자리 정책은 탄력을 받고 있다. 지표도 조금씩 개선되는 흐름이다.

5월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한 3.6%를 나타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 역시 0.4%포인트 떨어진 9.3%다. 10%대 문턱까지 갔던 청년실업률이 개선된 것만 봐도 고용시장의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100일간의 경제정책이 갈등을 부추기는 사례도 발생했다. 향후 문 정부가 풀어야할 숙제도 명확해 진 것이다.

우선 정책효과 극대화를 위해 정치적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것이 첫번째 과제다. 현재 탈원전,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과 관련된 정치적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다.  

또 일자리 문제의 경우, 결국 재계와 공감대 형성이 필수다. 공무원 증원 등 단기 처방전으로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 문 정부 100일간 내놓은 일자리 대책이 공감대 형성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청년층 체감실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고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일자리 행보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가는 정책으로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이 재계를 비롯한 중소기업, 자영업자, 노동계 등의 우려를 낳고 있다.

오준환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일자리 살리기 정책은 이견이 없을 만큼 당위적”이라며 “다만, 여러 정책을 동시에 진행하면 부작용이 나올 수 있어 사회적 합의나 여론수렴 등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내수 측면에서는 특히 부동산 대책이 뜨거운 감자다. 정부 출범 100일 새 두 차례나 대책이 나왔다. 정부가 가계부채 등 부동산으로 인한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시장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침체가 내수시장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부동산 침체로 인한 후폭풍을 차단한 방안에는 함구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건설경기 위축 등이 정부가 목표로 한 3%대 경제성장률 달성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이후 이어지던 경기개선 흐름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반도체 업종이 수출을 견인한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상승세가 주춤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