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브랜드 파워' 키우기 골몰

2017-08-07 17:20

현대제철 당진공장 전경. [사진 제공= 현대제철]


현대제철이 내진용 강재에 이름을 덧붙여 마케팅을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본격적으로 독자적인 브랜드화에 나서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하반기 중 내진용 강재 브랜드를 확정하고, TV 광고 등 매체별 마케팅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 달 28일 현대제철은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내진용 강재 시장에서 '안전'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해 브랜드 마케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이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중 특별히 내진용 강재 브랜드에 주목한 것은 국민 안전과 직결돼 있는 데다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기 전이라는 이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내진용 강재는 아직 전체 철강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우리나라 건축법은 내진용 설계를 했다면 내진용 강재가 아닌 일반 철근을 사용해도 건축 허가를 내주고 있다.

다만 최근 한반도에서도 지진이 잇달아 발생해 더 이상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건축물도 대형화, 고층화되면서 내진에 대한 제재는 강화하는 추세다.

현대제철은 이미 내진용 강재 부분에서 한 발짝 앞선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 2011년부터 내진용 강재 개발에 착수해 초고강도 내진용 형강 'KS 인증'을 국내 최초로 취득했다.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내진용 강재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릿수 이하이지만, 향후 브랜드 선점을 통해 얻는 이익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셈이다. 

현대제철은 이와 관련해 연초 내진용 강재와 관련한 대국민 브랜드 공모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일부에선 경쟁사인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각각 자동차용 강판, 컬러강판 부문에서 '기가스틸'과 '포스엠', '럭스틸'과 '앱스틸' 등으로 확고한 고유 브랜드를 구축한 점이 현대제철의 이번 내진용 강재 브랜드화를 채찍질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업계 안팎에선 현대제철이 내진용 강재의 성공적인 마케팅을 이끌고, 오는 2020년 상용화를 앞둔 3세대 자동차강판인 다상복합조직강(AMP)의 브랜드화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내진용 강재에 대한 브랜드 네이밍이 아직 어떤 것으로 확정됐는지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니다"면서 "다만 내진용 강재 시장의 조기 정착을 위해 자사는 제품 개발 및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AMP강 개발은 예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고, 내진용 강재 마케팅의 효과가 검증된다면 추가 브랜드화에 나설 수 있지 않겠느냐"며 "다만 그것은 현업부서에서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