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경영권 승계 위한 지분확보 의미없다"
2017-08-03 00:2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분 확보에 힘썼다는 특검의 주장에 "지분 몇프로를 더 갖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반박했다.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50차 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피고인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나 삼성생명처럼 규모가 큰 회사는 지분을 얼마 갖고 있느냐가 큰 의미가 없다"며 "지분으로 경영권을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또 단순히 주식 지분을 지배력이라고 말한다면 이건희 회장 와병 이전에도 이미 충분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지배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지분만으로 따지면 삼성전자보다 삼성물산이 더 많지만, 삼성물산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삼성전자는 지분은 적지만 제가 열정을 갖고 일해왔기 때문에 지배력이 훨씬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회장직 승계에 관해서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스스로 고사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회장님이 생존해 계시니 자식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도 있다"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언급했듯 한 단계 위치변화가 있으려면 이왕이면, 회사 안팎에서 환영 받으며 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저희 계열사들이 올해 다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며 "주요 계열사 사장님들도 이 회장님 와병 이후 큰 변화 없이 잘하고 있어, 제가 괜히 조직에 변화를 줘서 체제를 흔들기 싫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4인 집단 체제'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14일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김종준 전 삼성 미래전략실 팀장으로부터 이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김 전 전략팀장 4인이 매일 모여 삼성 현안에 대해 회의를 한다고 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은 "넷이 모여 회의한 적도 없고, 식사를 한 적도 단 한 번도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김 전 위원장이 거짓말을 하진 않았을 거고, 김 전 전략팀장이 그런 말을 했다면 본인 지위를 과장되게 얘기 했거나, 본인이 실장과 집단 경영체제라고 생각했다는 것인데, 그렇게 생각했다면 본인의 착각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