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강하늘X박서준 '청년경찰', 러닝타임 109분 채우는 '젊은' 활기
2017-07-29 15:19
희열(강하늘 분)과 기준(박서준 분)은 경찰대 동기다. 이론 백단인 희열과 말보다는 몸이 앞서는 기준은 다른 듯 같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하지만 여자친구는커녕 인기도 없는 두 사람은 “이대로 메리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없다”며 외출을 감행, 우연히 납치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목격자는 오직 두 사람뿐. 희열과 기준은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지체 없이 경찰에 신고하지만 복잡한 절차와 부족한 증거로 수사는 진행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급박한 상황 속, 희열과 기준은 직접 발로 뛰어 범인을 잡기로 결심한다. 전공 지식을 총동원, 실전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책보다 더욱 냉혹했다.
영화 ‘청년경찰’(제작 ㈜무비락·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은 지난 2013년 ‘코알라’로 장편 데뷔, 관객들에게 호평을 얻었던 김주환 감독의 신작이다. 청량감 넘치는 재미와 통쾌한 액션, 속도감 있는 전개가 인상 깊은 작품이다.
영화는 현장 경험 전무한 두 인물을 앞세워 풋풋하고 에너지 넘치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 새내기들이 ‘발로 뛰는’ 조사를 통해 더욱 활기차고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청년 경찰’의 묘미는 미숙하고 어수룩한 두 인물에게서 비롯된다. 능숙하지 않은 두 인물이 러닝타임 내내 달리고,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모습은 관객들을 자극하며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한다. 거기에 전혀 다른 성격을 가졌지만 만났을 때 더욱 시너지가 폭발하는 인물들은 몸과 머리, 드라마와 액션, 무게와 활기 등 여러 방면에서 ‘두 마리 토끼’ 노릇을 톡톡히 한다.
또 경찰과 경찰대학이라는 직업과 소재 역시 독특하다. 언젠가부터 영화계에서 소홀하게 다뤄졌던 직업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갖는 무게, 도달하기까지의 고달픈 과정을 포착해 도리어 신선한 재미를 선물한다. 형사가 아닌 경찰로 소재를 살짝 비틀었을 뿐인데도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재미와 리듬감을 만들어내 눈길을 끈다.
인상 깊은 것은 강하늘, 박서준의 연기 호흡이다. 희열과 기준이 영화의 중심이고 흐름을 도맡는 것처럼 두 배우의 연기와 호흡 역시 ‘청년 경찰’의 핵심. “영화의 20%는 전부 애드리브로 채워졌다”는 배우들의 증언(?)처럼 영화 곳곳에는 절친한 희열과 기준의 호흡으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최근 영화 ‘동주’, ‘재심’ 등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강하늘은 이번 작품을 통해 또 다른 민낯을 드러내며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스물’보다 더 가볍고 현실적인 질감의 희열은 강하늘이라는 배우의 스펙트럼을 또 한 번 상기시킨다.
박서준 역시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연기를 통해 안정적으로 스크린에 입문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겠지만, 기준만의 유쾌한 리듬을 강조했다. 러닝타임 109분을 빼곡히 채우는 젊은 기운은 성수기 극장가의 복병으로 작용할 것 같다. 8월 9일 개봉, 관람등급은 15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