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드 보복 타격 받는 사이… 태국, 중국인 관광객 덕에 웃음

2017-07-27 10:20

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 [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단체 관광 금지 조치로 타격을 받고 있는 사이 태국 관광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덕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현지 소매업체들이 큰 이익을 얻고 있다.

27일 태국 영자지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태국 전체 관광객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CLSA증권 보고서를 보면 중국 25개 도시의 해외여행 경험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태국이 홍콩 다음으로 2013∼2017년 가장 많이 여행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중국인들이 패션, 전자기기 등 태국산 제품을 구입하는데 쓰는 돈은 태국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태국관광청(TAT) 조사를 보면 중국인 관광객은 여행 경비 중 41%를 쇼핑에 쓰고 있다. 먹거리에는 4%, 나머지는 교통, 오락, 투어 가이드, 숙박 시설에 사용한다.

태국 바트화는 다른 개발도상국들의 통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관광객들이 경제적으로 쇼핑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방콕 쇼핑 지구는 각 쇼핑몰들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해 쇼핑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태국의 중저가 패션 브랜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태국 가방 브랜드인 나라야(Naraya)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공주풍의 가방으로 유명한 나라야는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도 인기를 끈 바 있다.

태국 화장품도 인기다. 태국 화장품 업체인 뷰티 뷔페(Beauty buffet)는 중국을 비롯해 홍콩, 중동 지역 관광객들이 많이 찾으며 최근 수년 동안 크게 성장했다.

부가가치세 환급을 받을 수 있는 명품 제품들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추세다. 이외에 현지 면세점업체인 킹파워 역시 중국인 관광객 호황에 힘 입어 매출이 크게 늘었다.

태국 관광업계는 올해도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태국관광청은 올해 중국인 관광객 수가 950만명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국 관광산업은 나라 경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문이다. 세계여행관광협회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태국 관광산업은 2조9000억 바트(약 82억5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6%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지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으며, 이는 1조9000억 바트(약 53억7000만 달러)의 관광 수익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역시 태국 여행 관광 수입은 GDP 대비 6.9%가 증가할 전망이다.

앞으로 10년 간 6.5%가량 성장해 5조9000억 바트(16조99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체 GDP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편, 태국 관광산업이 중국인 관광객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한국 유통업체들은 사드 보복 피해로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올해 2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은 1조4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줄었다. 영업이익은 1304억원으로 같은 기간 57.9%나 감소했다. 순이익은 59.5% 급감한 999억원이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은 1조2050억원으로 작년보다 16.5% 줄었다. 영업이익은 1016억원, 순이익은 774억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57.8%, 59.8%씩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