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정부, 서양인 '베그패커' 집중 단속..."입국 거부 조치도"
2017-07-25 13:10
동남아에서 여행경비를 모으기 위해 구걸하는 여행객 '베그패커(begpacker)'가 늘어나자 태국 정부가 집중 단속에 나섰다.
25일 코코넛방콕 등 태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방콕 시내에서 어린 딸을 데리고 다니며 구걸을 하는 서양인 여성이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를 통해 확산됐다.
이 여성은 "남편에게 버림받았고, 귀국 비용을 위해 구걸하고 있다"며 여행객들이나 현지인들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여성은 주로 자신의 딸 모습이 담긴 사진을 판매했다.
장거리 여행을 즐길 정도로 형편이 여유로운 서양인이 가난한 현지인들에게 돈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30대의 독일인이 구걸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지난 2014년에도 구걸하는 것을 불쌍하게 여긴 방콕 시민들이 5만 바트(약 160만원) 상당의 성금 및 귀국 항공편을 제공했지만, 술값으로 써 강제추방 당한 바 있다.
베그패커들이 늘어난 데에는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선행을 베풀어 공덕을 쌓는다'는 탐분 문화를 악용한 영향이 크다.
태국인들의 95%가 불교를 믿는 만큼 탐분 문화가 일상화 돼 있어 베그패커들 사이에서는 '손쉽게 돈 버는 법'으로 퍼져있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분석이다.
외국인들의 구걸 행위가 늘면서 태국 출입국관리국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기존에는 관광비자로 입국하는 것을 연간 2회로 제한해왔다면, 이제는 여행자금을 제시하도록 입국조건을 강화한 것이다.
따라서 서양인 관광객들은 태국 입국 시 1인당 2만 바트(66만원), 가족은 4만 바트(133만원) 이상을 소지했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태국 출입국관리국은 자금을 제시하지 못하는 여행객에는 입국 거부 조치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