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선소, 금융위기 후 10개중 4개 문 닫아
2017-07-24 17:44
특히 이 기간 국내 조선소의 감소세가 중국, 일본 등에 비해 훨씬 두드러져 글로벌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매월 수주량·수주잔량·인도량 등을 접수해 통계 작성에 활용하는 조사대상 조선소 수는 2008년 말 612개에서 올해 7월 말 현재 378개로 223개(38.2%)나 줄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여 만에 조선소 10개 중 4개가 문을 닫거나 조업을 중단했다는 의미다. 클락슨이 통계에 활용하는 조선소는 최소 1척 이상의 상선 수주물량이 있는 곳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9월 클락슨 통계에 참여한 조선소 수는 629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하향세로 반전돼 2012년 한 해에만 무려 84개가 퇴출됐다. 올 상반기에도 20개가 줄어 조선소 퇴출 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소를 운영하는 조선사(그룹)의 상황도 비슷했다. 2008년만 해도 522개사에 달했던 조선사는 올해 6월말 259개사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한국 조선소가 중국과 일본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수주잔량 순위 150~160위권 안에 든 조선소들 가운데 중국 조선소는 2008년 말 63개에서 올 6월 말 60개로 3개가 줄었고, 일본 조선소는 같은 기간 37개에서 40개로 3개가 늘었다.
이에 비해 한국 조선소는 25개에서 9개로 큰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등 대형 조선소 이외에 SLS조선, SPP조선, 21세기조선, 진세조선, 삼호중공업, 오리에트조선 등 중소 조선소들이 명단에서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에서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조선소가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최근 2~3년간 새로운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체 기존 수주물량의 조업을 마친 조선소들의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며 "반면 중국과 일본은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은 정부와 금융권이 나서 해외 선사들에 파격적인 선박금융을 제시하는 한편 국적선사 발주 물량을 자국 조선소에 우선 배분하는 방식으로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