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부실 해외매각…광주·전남 반대 여론 확산

2017-07-18 16:48

금호타이어 매각 반대 1인 시위[사진=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구갑 지역위원회]


(광주) 장봉현 기자 =광주·전남 지역 경제의 한 축인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매각의 절차적 부당성, 고용 안정 문제, 기술 해외 유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해외 부실 매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구갑 지역위원회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반대와 고용 안정보장을 위한 1인 시위와 시민서명운동을 18일 오후부터 광주 송정시장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명은 이달 말까지 받을 계획이다. 

더민주 광산구갑 지역위는 지역의 대표기업인 금호타이어가 해외매각이 되고 노동자들의 고용이 불안해 진다면 지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며 호남경제도 휘청거릴 것이라는 노동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1인 시위와 시민서명운동을 지역민들과 함께 펼치기로 했다. 이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이 제2의 쌍용차 사태를 불러 올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오전에는 금호타이어 노조원 20여명이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사에서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금호타이어 매각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만큼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여당과 청와대에 요구했다. 노조원들은 민주당이 매각 중단을 당론으로 채택할 때까지 농성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금호타이어가 세계 35위 업체인 더블스타에 넘어가면 30년 넘게 축적한 874개 독자기술과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 타이어 등 글로벌 특허권 50여 건이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곡성공장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입면 사회단체협의회원 16명은 17일 광주 광산구 산은 광주지점 앞에서 지역민의 고용 안정과 생존권을 해치는 해외 매각 반대를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다음 달 12일까지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도 11, 12일 산업은행 광주지점 앞에서 '광산구는 고용 보장과 설비 투자를 담보하지 않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반대한다'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도 산업은행은 단일 해외업체에 대한 매각 협상을 중단하고 지역 경제 파장과 노동자 고용 보장 대책을 먼저 마련한 후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광주 북구갑)은 17일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협상 태도는 일자리 창출보다 매각 차익만을 노리는 것으로 정부 방침과 어긋난다"며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은 재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경영진과 일반·현장 관리자 사원들도 해외기업 매각 반대를 외치며 채권단의 부실 매각 중단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광주·곡성공장 노동자는 3800여명, 연 매출액은 3조원이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제조업체다. 광주지역 생산액의 10%를 차지한다. 

이 같은 매각 반대 분위기 속에 광주광역시는 금호타이어 고용 유지와 시설투자 확대를 바라는 지역민들의 뜻을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했다.

시는 18일 오전 금호타이어 노조와 만나 매각과 관련해 고용 보장과 지속발전을 위한 국내 설비투자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시민 1만여 명의 서명부를 전달받았다.

서명부에는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고용보장 5대 요구안이 담겼다.

5대 요구안은 ▲전 구성원의 고용 안정 및 고용 유지 ▲국내공장 물량 감소 반대 ▲국내 공장 신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 지속 ▲매각, 인수대금 이유로 노동자 희생 요구 금지 ▲금호타이어 독립체제 경영 요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