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9월께 보유 자산 축소 시작할까..."긴축 신호 우려에 개시 시점 온도차"

2017-07-06 14:35
9월 개시 가능성에 무게..."2~3달 유예 필요하다는 의견도"
경제 동향에 따라 달라질 듯...7월 FOMC 내용에 관심 집중

[사진=연합/AP]


문은주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보유 자산 축소 방침(테이퍼링)을 중점적으로 논의한 가운데 9월에 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 내부에서 개시 시점에 대한 의견이 엇박자를 내고 있지만 사실상 연내 개시 방향을 확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연준이 이날 공개한 6월 FOMC 회의록에는 앞으로 2~3달 내에 보유 자산 축소를 시작하자는 다수 연준 의원들의 주장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테이퍼링 제안도 담겼다. 이에 따라 빠르면 9월께부터 연준의 보유 자산 축소가 개시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연준은 경제 상황이 '완만한 성장'이라는 전망에 가까워진다면 '비교적 빨리' 자산 축소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경제 지표가 호전될 경우 연준이 9월 FOMC에서 자산 축소와 금리 인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준은 이미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다만 일부 위원들 사이에서는 올해 말까지 개시 결정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축소 시점이 빨라지면 시장에 긴축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대표적인 비둘기파 성향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 완화 우려를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을 유보하고 경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5일 보도를 통해 "최근 연준 주요 인사들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조차 최근 다소 매파적(hawkish)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연준 결정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9월 개시를 주장하는 연준 위원들은 자산 축소 과정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개시 시점에 온도차가 있긴 하지만 9월 또는 12월로 가닥이 잡히면서 사실상 연내 시행이 기정사실화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산 축소 방식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채권 중 만기가 돼 돌아오는 원금의 재투자를 줄여나가는 방식에 무게가 실린다. 그동안 연준은 국채 및 부동산담보대출증권(MBS) 만기가 돌아오면 다시 매입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유지해왔다. 이로 인해 금융위기 이전 1조 달러에 미치지 않았던 연준의 자산은 현재 4조 5000억 달러(약 5205조 6000억 원)로 4배 이상 늘었다.

연준은 오는 7월 25~26일 양일간 FOMC 회의를 진행한다. 이번 회의에서 보유 자산 축소 수준, 자산 축소 방법 등 세부 사항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만약 연준이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화한다면 본격적인 개시 시점은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일부 나온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