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중국 샤오미, 밀려난 '노키아' 손 잡아...특허 공유해 세계로

2017-07-06 10:11
중국의 샤오미, 노키아 5일 교차특허 협약 체결...기술력 확보

4일 서울 마포구 샤오미 매장[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김근정 기자 =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가 최근 힘을 잃은 샤오미가 노키아와 손을 잡고 해외시장을 통한 활로 찾기에 속도를 올렸다. 

샤오미가 5일 글로벌 휴대전화 업계의 '큰형님' 격인 노키아와 표준특허(SEP)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교차특허 협약을 체결했다고 중국증권망(中國證券網)이 이날 보도했다.

표준특허란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제시한 표준규격에 포함된 것으로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에 대한 특허를 의미한다.

노키아는 일부 특허 외에 인터넷 서비스 업무를 제공하고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는데 필요한 최첨단, 고성능, 전기소모량이 적은 통신장비를 샤오미에 제공할 예정이다. 샤오미는 데이터 전송기술은 물론 노키아가 최근 공개한 FP4 네트워크 프로세서 기반의 IP 라우팅 기술,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관련 솔루션 등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 최근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물의 인터넷(IoT),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에서도 상생과 도약의 기회를 모색한다.

이번 협력은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외곽으로 밀리고 있는 두 기업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져 성사됐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저가 공세를 펼치며 중국 대륙을 장악하고 세계로 눈을 돌렸던 샤오미는 오포, 비보, 화웨이에 밀렸고 스마트홈 시장에서도 아직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기술력 부족 등의 이유로 다른 시장 진입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막강한 기술력을 가진 노키아와의 협력은 샤오미 모바일 단말기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의 물꼬를 틔워줄 것이라고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내다봤다.

샤오미는 지난해 6월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무선통신, 클라우드 컴퓨팅, 멀티미디어 관련 특허 1500개를 매입하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렸다.

한 때 세계 휴대전화 업계의 1인자였던 노키아는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MS가 휴대전화 시장 진출의 파트너로 노키아를 선택했지만 결국 손을 놓았고 지난해 HMD 글로벌이 인수했다. HMD글로벌은 노키아 전 직원들이 설립한 핀란드의 이동통신 제품 개발·판매 기업이다.

샤오미의 창업자인 레이쥔(雷軍) 회장은 "노키아는 고성능 대규모 네트워크 구축, 소프트웨어 개발과 기술서비스 등에서 세계 일류의 실력자"라며 "샤오미는 이번 협력으로 노키아의 힘을 빌려 글로벌 소비자에 한층 나아진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라지브 수리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도 "샤오미와 협력하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면서 "샤오미와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사업을 함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