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텐센트 모바일게임 '왕자영요' 악재로 주가 폭락
2017-07-05 07:38
4일 하룻새 시총 16조원 이상 증발
당기관지 매체 "사회적 해악"이라고 신랄한 비판…모바일게임 규제도입 목소리도
텐센트 "사회적 책임 다할것" 강조
당기관지 매체 "사회적 해악"이라고 신랄한 비판…모바일게임 규제도입 목소리도
텐센트 "사회적 책임 다할것" 강조
배인선 기자 =중국 인터넷공룡 텐센트 주가가 4일 홍콩거래소에서 4% 이상 폭락하며 하룻새 시총 16조원이 증발했다.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국민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왕저룽야오)'가 게임중독을 유발한다며 당 기관지로부터 질타를 받으면서다. '왕자영요' 게임을 게기로 향후 중국 당국이 모바일 게임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마련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4일 홍콩거래소에서 텐센트 주가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4.13% 폭락했다. 이로써 시가총액 1099억 홍콩달러(약 16조2000억원)가 증발했다. 텐센트 주가는 장중 한때 5%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고 신경보 등 현지 언론이 5일 보도했다.
텐센트 주가가 폭락한 직접적 이유는 중국 당 기관지 언론이 연달아 왕자영요를 직접 겨냥해 사회적 해악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기 때문이었다.
이어 4일에 올린 평론에서도 텐센트가 최근 왕자영요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 내놓은 조치만으로 부족하다며 효과가 과연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또 그 동안 다른 게임과 달리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리감독과 규제가 여전히 공백 상태라며 이와 관련한 규범 제정이 이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텐센트는 최근 청소년 게임중독을 유발한다는 사회적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4일부터 왕자영요 게임에 대해 12세 이하 미성년자는 밤 9시 이후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고, 게임 이용시간도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했다. 12세 이상 미성년자도 하루 2시간 이내로 게임 시간을 제한하고, 시간이 초과되면 게임은 자동적으로 셧다운 되도록 했다. 이밖에 게임 실명제를 실시하고, 학부모가 자녀의 게임활동을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마련했다.
왕자영요 제작자 이름으로 낸 대화방식 성명에서는 “왕자영요는 게임상품으로, 게임 자체적으로는 완전히 국가 규정에 부합한다”며 “하지만 왕자영요가 이미 국민 게임이 되면서 이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성명은 “사실 게임은 다른 오락수단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삶의 일부분이 될 수 있으며, 사회의 질책을 받는 커다란 화근이나 정신적 아편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왕자영요는 텐센트에서 지난 2015년 11월 중국에서 첫선을 보인 모바일 게임이다. 출시 1년 만에 중국인 2억명 이상이 즐기는 '국민 모바일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며 대박을 쳤다. 위챗이나 QQ 등 SNS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대전게임으로, 우리나라에도 지난 4월 ‘펜타스톰 for Kakao’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 글로벌 모바일 앱 분석 플랫폼 애니앱에 따르면 올 5월 매출액 기준으로 왕자영요는 전 세계 게임 1위 자리도 차지했다.
왕자영요 흥행 돌풍에 힘입어 텐센트는 올 1분기 게임 사업에서만 228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중 60억 위안(약 1조원)이 왕자영요가 벌어들인 것이었다. 텐센트 주가도 왕자영요 성공으로 올 상반기에만 42%가 뛰었다.
하지만 미성년자 게임 중독 등 부작용으로 여론의 비난이 몰아쳤다.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항저우에서는 왕자영요 게임에 푹 빠진 13세 소년이 아버지의 꾸지람을 듣자 투신자살하는가 하면, 선전의 한 11세 소년은 아버지 QQ계정을 도용해 석달동안 왕자영요 게임을 하며 아버지 몰래 3만 위안(약 500만원) 이상을 게임에 쏟아부었다. 4월 말에는 광저우의 한 17세 소년이 왕자영요 게임을 40시간 연속 즐기다가 뇌경색으로 목숨을 잃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에 중국내에는 모바일게임 등급제와 모바일게임 실명제를 전면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