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케이만제도’ 조세천국 신장 훠얼궈쓰
2017-07-02 15:25
1분기 신규등록 기업 2339곳…전년동비 355.95% 급증
판빙빙등 연예인들 줄줄이 법인 등록
5년간 법인세 면제, 재정지원, 사무실 보조금등
판빙빙등 연예인들 줄줄이 법인 등록
5년간 법인세 면제, 재정지원, 사무실 보조금등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과 카자흐스탄 접경 지역에 인구 10만명의 작은 국경도시가 하나 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위치한 훠얼궈쓰(霍尔果斯)다.
지난 2010년 5월 이곳에 설립된 78㎢ 규모의 훠얼궈쓰 경제개발구가 ‘중국판 케이만제도’, 조세천국으로 각광받으며 전국 각지에서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중국 경제관찰보가 2일 보도했다.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훠얼궈쓰에 신규 등록한 기업이 2339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95% 늘었다. 거의 지난 한해 등록한 기업 수(2406곳)에 상당한다.
왕강(王剛) 훠얼궈쓰시 당서기는 지난 달 23일 현지에서 열린 일대일로 영상미디어산업 협력발전교류회에서 "현재까지 모두 1476개 영상 미디어기업이 훠얼궈쓰에 둥지를 틀었다"며 "이들 기업의 법인 등록이 연간 50%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개봉한 '나의 붉은고래', ‘서유복요편’, '베이징에서 시애틀을 만나다2' 등의 중국 영화 상영후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에 '훠얼궈쓰 XX 영화회사'라는 글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재밌는 점은 이들 연예인들이 등록한 기업 주소지가 대부분 일치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법인 등록만 이곳에 해 놓고 운영하지 않는 '유령회사'인 셈이다. 현지의 한 법인등록 중개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중국 대다수 스타들이 훠얼궈쓰에 기업 하나씩을 등록해 놓고 있다"며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린 게 대부분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훠얼궈쓰에 기업들이 몰리는 것은 그만큼 중국에 이만한 '조세 천국'이 없기 때문이다.
훠얼궈쓰 경제개발구는 오는 2020년까지 금융서비스업, 영화, 문화미디어, 정보IT, 관광, 환경보호에너지절약, 바이오제약 등 중점 업종 기업에 한해 각종 세수우대, 재정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설립후 5년간 법인세를 전액 면제해 주고(이후 5년간 50% 감면), 현지 정부는 징수한 부가가치세·영업세·법인세 총액의 15~50% 비율만큼 기업에 재정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또 정보 IT기업의 연간 고정자산투자 총액이 5000만 위안 이상이면 ㎡당 50위안씩 보조금도 지원한다. 이밖에 하이테크 기업의 설비비용투자액의 1%를 재정보조금으로 지원하고, 기업 본사 설립시엔 최고 500만 위안의 사무실 보조금도 지원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훠얼궈쓰 경제개발구에서만 세수 우대혜택을 받은 기업 수는 792곳으로, 감면액은 32억 위안에 달했다.